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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세 유예론 부상…세제 개편 형평성 논란 ‘촉각’

데일리안 조회수  

야당 한 발 물러나며 유예 협의 가능성 대두

내년 1월 가상자산 과세…시장간 차별 우려

개인투자자 폐지 주장 여전…반발 완화 미지수

야당이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입장을 시사하며 금투세 시행 재논의 가능성이 거론된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부자 감세 반대’ 기조를 내세우며 예정대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을 주장하던 야당이 돌연 ‘추가 유예’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내년 초로 예정됐던 금투세 시행이 추가 유예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내년 1월 도입 예정인 가상자산소득세와 차별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또 개인 투자자들의 완전 폐지 주장이 수그러들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금투세 시행 유예를 시사하면서 실현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와 관련해 발생한 양도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제도로 지난 2020년 도입 관련 법안이 통과돼 지난해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시장 상황을 고려해 여야 합의로 도입을 2년 유예했다.

2년간의 유예가 거의 끝나가면서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정부와 여당이 완전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정대로 시행을 주장해 온 야당도 추가 유예 카드로 신중 모드로 전환하면서 여야가 추가 유예로 방향을 잡고 협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전 대표는 전날인 10일 차기 당 대표 선거 출마 선언 자리에서 “(금투세) 시행 시기를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 “(금투세는) 기본적으로 필요한 제도이고 증권거래세를 대체하는 제도라 생각한다”며 “없애버리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여당은 이 대표 발언에 대해 긍정 검토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표 발언이 진정성 있는 것이라면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여야가 금투세 유예 관련 협의에 속도를 붙일 수 있을 전망이다. 내달 예정된 기획재정부 세법 개정안 심의 발표 후 이르면 오는 9월 정기 국회에서 관련 안건을 통과시켜 금투세 시행 추가 유예를 조기에 확정지을 수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8·18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다만 금투세 논의가 폐지가 아닌 유예로 방향이 잡히게 되면 과세 관련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당장 가상자산 과세와 맞물려 세제개편안의 형평성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는 19일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는 가운데 세법 개정안에 ‘가상자산 과세’안이 예정대로 담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상자산 과세가 내년 1월부터 시행될 경우 가상자산 소득이 연 250만원을 넘으면 22% 세율을 적용해 세금을 내야 한다.

이에 투자자와 증권업계·가상자산업계는 벌써부터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진행중인 밸류업 정책의 동력을 약화 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금투세는 유예 또는 폐지 분위기로 가는 상황에서 가상자산만 과세를 부과한다면 주식시장으로 투자자들이 몰릴 수 밖에 없다”며 “향후 현물 ETF 출시 등과 관련해 가상자산 거래소 내 직접 매매 시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투세 폐지 입장을 고수해 온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수그러들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최근 내정된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는 자본시장 선진화의 관점에서 금투세 폐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기본적으로 기업과 국민의 상생, 자본시장 활성화 등을 감안했을 때 금투세는 자본시장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보기에 따라 정도는 다를 수 있으나 금투세 폐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도 금투세 폐지의 필요성을 내비치고 있다.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달 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만나 중소형 증권사의 고객이탈 우려와 정확한 손익계산 곤란, 투자자 불편 등을 들어 금투세 시행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투세 유예가 시행보다 나을 수는 있으나 본질적으로 폐지해야 하는 것이 맞다”며 “차후에 다시 논의하겠다는 것은 불확실성을 안고 가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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