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이 자율주행 자동차 사업을 철회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전기차 회사 비야디(BYD)와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상용화 정조준에 나서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두 회사는 여전히 자율주행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할 핵심 기술이라고 판단하고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는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대조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비야디는 자율주행차 사업에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최근 1조3000억원을 투입해 미국내 자율주행 기술 개발 기업인 모셔널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모셔널의 증자와 앱티브의 추가 지분 매입이 마무리되면 현대차그룹의 모셔널 지분율은 85%까지 늘어난다. 앱티브의 자율주행 사업부를 전신으로 하는 모셔널은 지난 2020년 3월 현대차그룹과 앱티브가 각각 20억 달러(약 2조5000억원)를 투자해 공동 설립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에서도 자율주행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바이두와 업무협약을 맺고 중국에서 커넥티비티와 자율주행 등 협력 영역을 넓히기로 했다. 바이두는 중국에서 커넥티비티를 비롯해 AI, 자율주행, 검색엔진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두와의 협력으로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미래 중장기 소프트웨어 전략인 ‘SDx'(모든 것에 소프트웨어 적용)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BYD도 자율주행차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BYD는 최근 자율주행 개발에 1000억위안(약18조8075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자율주행 기능을 30만위안(약5645만원) 이상의 고가 차종에 적용할 계획이며 20만위안(약 3763만원) 이상의 차는 옵션으로 해당 기술을 추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YD는 자율주행에 대한 자체 솔루션 연구개발도 본격화 했다. 중국 언론 졔몐신원에 따르면 BYD는 지능형 주행 공급업체로서 기술 개발을 위한 전문 부서를 조직했다. 친환경차 분야에 이어 지능형 주행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6월에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베이징과 상하이를 포함 7개 도시 공공 도로에서 ‘레벨3’ 이상 주행보조 기술을 시험 주행해도 된다는 허가를 획득했다. 레벨3는 5단계로 구분되는 자율주행 기술 가운데 세 번째로, 사고시 탑승자가 아닌 차량 제조사가 책임을 지는 특징을 갖는다.
BYD가 이미 판매한 수백만 대의 차량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해 주행보조 시스템 개선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테슬라가 자체 주행보조 시스템인 ‘FSD’ 개발 및 홍보에 사용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반면, 포드·폭스바겐 등은 자율주행 사업을 잇달아 철회하고 있다. 포드와 폭스바겐이 공동으로 36억달러(약4조9651억)를 투자해 설립했던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AI는 지난 2022년 문을 닫았다. GM의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는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 운영을 시작했으나, 지속되는 사고로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기술적 어려움과 막대한 시간과 투자 대비 수익성 문제 등으로 자율주행 차에 대해서 손을 떼고 있다”며 “이러한 와중 BYD와 현대차는 미래를 내다보고 자율주행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결국 자율주행이 미래먹거리 중 하나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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