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 2004년 6월 29일 아이스링크 얼음 밑에 묻은 50여개 타임캡슐 개봉
“성인이 된 수아(딸), 예쁜 모습으로 변해 있겠지요.”
20년 전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에서 근무하던 직원 이종락(61) 씨. 이 씨는 2004년 6월 29일 이런 내용의 편지를 쓰고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에 타임캡슐을 묻었다.
이 씨의 편지가 최근 세상 밖으로 나왔다. 롯데월드가 2004년 아이스링크 빙판 아래 봉인했던 타임캡슐 50여개를 20년 만에 개봉하면서다. 롯데월드는 타임캡슐 2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4일까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타임캡슐 참가자를 찾아 나섰고, 그 결과 12명의 참가자를 찾았다.
이 씨의 딸은 어린 시절 아이스링크에서 강습을 받으며 스케이트를 익혔고, 20년이 흐른 현재 아빠가 일했던 바로 그 아이스링크에서 스케이팅 전문강사로 약 1년째 근무 중이다. 종종 딸과 출근을 함께하는 이 씨는 “빙판을 바라보며 20년 전 그때를 회상하곤 한다”고 했다.
20년 전 6개월 된 딸과 함께 타임캡슐 봉인식에 참여했떤 박인희(50) 씨는 딸이 자란 뒤 롯데월드 어드벤처와 아이스링크를 종종 방문했다. 그녀는 “딸에게 엄마가 빙판 아래 타임캡슐을 묻었다고 이야기해주곤 했다”고 말했다.
옥일승(56) 씨는 타임캡슐을 봉인하던 20년 전의 그날을 생생히 기억한다. 아내 박혜영(54) 씨의 생일이었기 때문. 당시 결혼한 지 두 달이 된 신혼부부였던 그들은 ‘2024년, 당신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20년 후에도 서로 아껴주며 영원히 사랑하며 함께하자’며 행복한 미래를 그렸다. 옥 씨는 “벌써 20년이 흘러 타임캡슐을 만나게 돼 설레고 마치 2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정민(63) 씨는 35년째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와 함께하고 있다. 당시 롯데월드 아이스링크 정빙사로 근무하던 정 씨는 2004년 아이스링크 빙판을 녹이며 ‘손님과 함께 추억을 쌓을 이벤트가 없을까’ 고민을 하다 타임캡슐 아이디어를 제안한 장본인이다. 그는 타임캡슐 메시지에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내용을 적었다.
정 씨는 “소소한 소원들이긴 하지만, 모두 잘 이뤄져 감사한 마음”이라며 “타임캡슐을 20년 만에 만나니 마치 아이스링크와의 인연이 새롭게 시작하는 듯하다”고 밝혔다.
롯데월드는 2004년 6월 29일, 롯데월드는 개원 15주년을 맞아 아이스링크 빙질 향상을 위한 리뉴얼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월드는 기존의 빙판을 모두 녹이고, 그 동안의 성원에 감사하는 의미를 담아 손님 약 50여 명을 초청, ‘타임캡슐 봉인식’을 진행했다.
롯데월드는 연락이 닿은 타임캡슐 참가자들에게 20년 간 얼어있던 타임캡슐을 품에 돌려주는 것은 물론, 손님들이 보내온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 소정의 선물도 증정했다.
박미숙 롯데월드 마케팅부문장은 “20년 전 손님들의 이야기를 접하니 마치 그 때로 돌아간 것 같아 감동적”이라며 “앞으로도 롯데월드는 손님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사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