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이 선불충전금 ‘티몬캐시’를 10%대 높은 할인률로 발행하자 이를 노린 체리피커 집중 매수로 매진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티몬캐시는 티몬 내 상품구매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타 플랫폼 포인트로 환전도 가능하다. 특히 이 중 페이코 포인트는 세금·공과금 납부, 혹은 40만개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해 자주 애용되는 루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티몬캐시의 페이코포인트 전환 한도를 지난 10일부터 200만원으로 상향했다. 이를 활용해 고객이 할인구매한 티몬캐시 60%를 페이코포인트로 전환하고, 사용 이후 남은 40%를 환불조치하는 과정을 거쳐 1인당 약 12만원 가량 재정거래 차익을 남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나 가족 명의 계정을 활용해 이를 수 배 이상 늘렸다는 경험담도 늘어나고 있다.
고객들이 이익을 본 만큼 비용은 티몬이 부담하게 된다. 티몬 측은 고객 1인당 구매할 수 있는 티몬캐시 한도가 월 기준으로 제한이 있고, 할인 판매 중인 티몬캐시 역시 규모를 조절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티몬 관계자는 “티몬캐시의 경우 오프라인 가맹점 증가 등 사용처가 늘어난 영향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게 된 건”이라며 “실제로 할인판매를 진행한 티몬캐시의 규모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티몬이 티몬캐시 판매로 보유하게 된 고객 예치금(선불충전금) 규모는 매 분기마다 빠르게 증가해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2억2540만원이었던 티몬 선불충전금은, 올해 2분기 기준 5억696만원 수준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이에 따라 지급보증보험 가입금액도 10억원 수준으로 4배 이상 커졌다. 개정 전금법에 따라 선불업자는 선불충전금의 50% 이상을 신탁, 예치 혹은 지급보증보험 방식으로 관리해야 한다.
고객 예치금 규모가 티몬 거래액에 비교하면 크지 않은 편인데, 이는 고객 대부분이 티몬캐시를 장기간 보유하지 않고 페이코 포인트 등으로 즉각 전환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실제 티몬캐시 거래량 자체는 보유 규모 대비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티몬 내부에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티몬은 최근 고객에게 대금을 먼저 받고 익월 등에 모바일 상품권을 제공하는 ‘선구매 상품권’ 물량을 풀고 있는데, 이를 통해 티몬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할인판매로 인한 비용부담은 더 커지게 된다. 이 와중에 티몬캐시 역시 할인율을 높이자 티몬이 급전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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