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 경제에 대해 일시적인 성장 약화에서 벗어나 성장이 재개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수치를 유지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이에 따른 공급망 우려, 가계부채 등은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제조업 수출 중심의 성장전략을 유지하면서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 탄소 감축을 위한 정부의 노력, 인구감소 대응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OECD는 1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4 한국경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OECD는 2년 주기로 회원국의 경제 동향을 점검하고 정책 분석·권고를 골자로 한 국가별 검토보고서를 발간한다.
OECD는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글로벌 고물가, 수출 부진 등에 따른 일시적 성장 약화에서 벗어나 성장이 재개됐다고 평가했다. 또 고물가·고금리로 주춤하던 민간소비도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한국 경제는 2.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5월 전망치와 동일한 것이다. 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예측치와 같고 한국은행(2.5%)·국제통화기금(IMF·2.3%) 예상보다 높다.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역시 기존과 같은 2.2%로 전망했다.
물가상승률은 5월 전망보다 0.1%포인트 내려잡은 2.5%로 예측했다. 정부와 한은, KDI의 전망치(2.6%)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심화가 우려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우려할 점으로 꼽았다. 주요 무역 상대국인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이 감지되는 가운데 주요 품목을 개별 국가에 의존하는 것은 공급망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의미다. 가계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리스크 중 하나로 꼽혔다. 오히려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한 리스크 요인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OECD는 향후 한국이 제조업 수출 중심 전략을 유지하면서 구조개혁을 통한 성장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성공적인 구조개혁 등이 이뤄질 경우 향후 10년간 성장률이 10.1%포인트, 오는 2060년까지 42.1%포인트 올라설 전망이다.
구체적인 구조개혁 방안으로는 인플레이션과 재정 문제 대응을 위해 재정준칙 채택과 준수를 꼽았다. 정기적으로 지출검토를 수행해 장기 재정 지속가능성 평가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올해와 내년 재정지출을 억제하는 한편 인플레 하락 추세가 확인되면 올해 하반기부터 통화 정책을 완화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중소기업 생산성 향상도 강조했다. 특히 한국의 성장 동력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생산성 증대, 시장의 공정 경쟁 보완 등 광범위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세제혜택과 보조금 등 정부지원은 엄격히 관리하고 시장 내 경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지원 분야는 법으로 제한하고 반경쟁적 규제 철폐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30년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2050년 탄소중립 등 탈탄소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배출권거래제를 개선하고 에너지·탄소배출 비용이 전력 공급·사용에 반영되도록 시장 기반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저탄소 전력생산 확대, 탄소중립 핵심기술 개발 등 저탄소 전환비용 절감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인구감소에 대응해서는 출산율 제고와 노동인구 확대를 당부했다. 출산율 확대를 위해서 심리적·경제적 부담 없이 출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일·생활 균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노동인구 확대를 위해 노동·연금 구조개혁을 통한 고령자 경제활동 참가 확대, 고숙련 외국인력 이민 촉진 등 외국인력 활용 제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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