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에서 트렌디한 동네라는 성동구 성수동을 찾았다. 특색있는 식당과 커피가 즐비한 거리, 유독 눈에 띄는 건물이 있었다. 6층 건물에는 이런 문구가 걸려있다. “우리는 집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지.”
이곳은 LG전자가 만든 홈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 라이프집(Life.zip)의 첫 팝업스토어, ‘라이프집 집들이’ 현장이다. 2022년 시작된 라이프집은 집에 머무는 시간을 사랑하는 일명 ‘집덕후’들이 집에서 즐기는 다양한 활동을 함께 공유하는 커뮤니티다. 현재 공식 회원 수 18만 명을 돌파했다. 그중 70%가 2~30대다.
‘집들이’가 컨셉인 이번 팝업스토어는 라이프집에서 활동 중인 10여 명의 홈 크리에이터의 실제 주거 공간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우리는 집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지’라는 메시지 아래 지하 1층·지상 5층을 층마다 다른 주제로 표현했다. 그중 핵심 공간은 지상 2층과 3층이다.
‘집스터의 거실’을 주제로 꾸며진 2층은 요리사부터 바리스타, 포토그래퍼까지 다양한 창작자들의 활동 무대인 거실 공간을 옮겨왔다.
유튜브 채널 ‘소녀감성으로 살기’의 운영자이자 6만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김선 씨의 공간이 대표적이다. 김선 씨는 전복 껍데기, 나뭇가지 등 자연에서 발견한 재료를 활용한 ‘소녀 감성’ 숏폼 영상으로 인기를 얻은 인물이다.
이번 팝업 스토어에선 김선 씨 영감의 원천이자 영상의 주 배경인 주방이 그대로 재현됐다. 세월이 느껴지는 집기류,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라탄 바구니 등이 뒤섞여 오직 하나뿐인 주방이 완성돼 있었다.
개성있는 홈카페도 둘러볼 수 있다. 요가와 커피를 사랑하는 집스터 ‘족장님’의 공간은 온통 커피용품으로 채워져 있다. 그는 약 1년간 300개가 넘는 홈카페 게시물을 라이프집에 올린 ‘커피 덕후’다. 팝업스토어 내 족장님의 공간에선 그가 사용하는 홈카페 용품은 물론, 커피 취향을 찾도록 돕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개성 있는 거실들을 뒤로하고 건물을 한 층 올라가면 홈 크리에이터의 꿈이 현실이 되는 공간 3층, ‘집스터의 작업실’이 나온다.
이곳에서 자신의 공간을 관람객에게 직접 설명 중인 일오세 씨를 만날 수 있었다. 활동명인 일오세는 ‘일요일 오후 세시’의 줄임말로 일상을 느리게 살고 싶다는 바램이 담겨있다. 일오세 씨는 “(팝업스토어 내 공간이) 실제 작업실과 평수도 거의 똑같다”면서 “작업실에서 사용하던 물건과 소품을 그대로 들고 와 꾸몄다”라고 설명했다.
일오세 씨의 작업실은 그의 취향이 담긴 물건들로 가득했다. 작업 집중도를 높여주는 CD플레이어와 커피 메이커. 영감을 주는 책, 식물 등. 얼핏 다양한 물건들이 어지럽게 늘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나름대로 규칙과 이유를 갖고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곳에서 작가는 자신을 위해 무엇이든 해낸다고 한다.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살피고, 그림을 그리고, 다양한 소품을 만든다.
다양한 문구·생활용품을 제작하는 제품 디자이너 논디의 작업실도 관람객의 관심이 집중되는 공간 중 하나였다. 이곳에선 그의 모든 작업물의 출발점이 된다는 ‘기록’을 살필 수 있다. 벽 하나를 가득 채운 책상에는 책을 읽으며 떠오른 영감, 여행지에서의 소비를 꾸준히 기록한 노트들이 펼쳐져 있었다. 모든 기록들은 논디의 작품에 녹아있다. 일례로 전시장에 놓인 ‘피시나 테이블’은 여유와 휴식을 맘껏 느낄 수 있는 수영장에서 영감을 받은 결과물이다.
집에서 즐기는 취미생활, 창작 활동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라이프집 집들이’는 오는 14일까지 운영된다. 현재 네이버를 통한 온라인 예약과 현장 예약을 동시에 받고 있으며 입장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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