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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체 변신 꿈꾸는 hy… 배달 수수료 논란 ‘어부지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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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유 전문 기업에서 물류·유통 기업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는 hy(옛 한국야쿠르트)의 행보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사진출처=hy]
발효유 전문 기업에서 물류·유통 기업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는 hy(옛 한국야쿠르트)의 행보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사진출처=hy]

【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배달의 민족이 지난 10일 수수료 인상을 전격 발표하는 등 배달 플랫폼 분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런 가운데 발효유 전문 기업에서 물류·유통 기업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는 hy(옛 한국야쿠르트)의 행보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hy는 지난달 27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노크(Knowk)’를 선보이면서 최근 관련 플랫폼 분야 변화에 적극 동참 중이다. 노크는 서울 강서구에 한해 서비스 운영을 시작했다. 

본업 발효유 성장에는 한계 인식…오너 적극 지휘 하에 변신 시도 중

1969년 설립된 hy는 1971년 대한민국 최초의 발효유인 ‘야쿠르트’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이름을 널리 알렸다. 1995년 국내 최초 한국형 유산균인 HY8001를 개발하는 등 발효유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이 같은 고(故) 윤덕병 창업주 시대의 기본틀에 큰 변화가 닥친 것은 2세 경영 시대 개막, 즉 윤호중 회장 체제가 본격화되면서부터다. 

윤 회장은 1995년 일본 게이오대를 졸업한 후 회사에 임원으로 몸담으며 내부 사정을 파악했다. 지난 2020년 3월 그룹 수장 자리에 오르며 2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윤 회장은 회장직에 오른 후 1년 만에 현재의 hy로 사명을 바꿨다. 기존 발효유 위주 식음료 기업이라는 이미지로 한정되는 것을 탈피하겠다는 특단의 대책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윤 회장은 종합유통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을 계속 구사해 왔다. 

hy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상황인 점은 분명하다. 저출산의 여파로 국내 내수 시장의 미래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발효유 제품은 유통기한이 짧아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 hy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유업계에서도 건강기능식품, 식물성 음료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현 상황을 개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hy에서는 교육업체 NE능률, 골프장 운영사 제이레저, 의료용 수술로봇 기업 큐렉소, 씽크써지컬 등 다양한 분야의 회사를 인수하거나 설립해 왔다. 이 가운데 hy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부분으로 ‘유통’ 분야가 거론된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다른 식품업체들은 판로 개척을 위해 신사업이나 신제품 연구 개발을 위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반면 hy는 이에 더해 유통 구조망에 대한 부분을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릉에 맡긴 노크, 프레딧 통한 제품 판매 효과 기대감 

이런 맥락에서 눈여겨 볼 hy의 사업 다각화 시도 중 하나는 ‘배달 서비스’와 ‘자체몰’ 분야다. 지난해 9월 논산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설립했다. 특히 저장부터 출고에 이르는 전 과정에 최신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해 업무 효율을 높였으며, 냉장 저장창고를 구축해 신선 물류 처리도 손쉬워졌다.  

또한 물류 사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하며 지난해 4월 ‘부릉’을 800억원에 인수했다. 부릉 인수 이후 약 1년 동안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해왔다. 지난달 론칭한 배달앱 ‘노크’와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포부다. 

아울러 hy는 지난 6월 말 배달 앱 노크를 정식 출시하고 서울 강서구 지역에서 운영을 시작했다. 현재 900여곳 음식점이 노크에 입점했다. 올해 초 배달 앱 신사업 프로젝트에 착수한 지 6개월 만에 정식 서비스를 출범하게 됐다.

현재는 강서구에서만 운영하지만 점차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동네 정육점이나 반찬 가게 등 신선식품과 비식품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기본 기능은 다른 배달 앱과 똑같다. 배달 앱에 들어가 음식을 주문하면 노크가 주문 정보를 음식점에 전달, 기사가 자동 배정돼 음식을 배달한다. 굳이 따지면 다른 점은 ‘라이더’다. 현재 노크 배달 대행은 hy가 지난해 4월 인수한 메쉬코리아 ‘부릉’이 전담한다. 

프레딧은 자체몰(온라인몰)이다. 2020년 기존 온라인 플랫폼(라이프레시)를 변신시켰는데, 유통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프레딧으로 재편했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멤버십 제도를 론칭한 2021년 12월 유료 회원 수가 약 4000명이었는데, 지난해 4만명으로 10배 증가했다. 론칭 초기 목표인 3만명을 이미 넘어 약진하고 있는 것이다.

프레딧에서는 hy 제품을 제외하고 타사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약 1200개의 취급 품목을 갖고 있다. 

다른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를 하는 경우 추가적인 유통 과정을 거치며 물류비, 수수료 등 부가적인 유통비가 추가돼 마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대다수 유통업체가 수익적인 측면에서 자사몰 이용을 늘리려고 한다. 이를 위해 자사몰임에도 불구하고 타사 제품까지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hy 프레딧도 마찬가지다. hy제품 외에도 타사 상품을 포함해 약 1200개의 취급 품목을 갖고 있다. 

한편,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유통 분야가 아직 아쉽다는 우려도 있다.

부릉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3848억원) 대비 19.5% 줄어든 3098억원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67억원이다. 다만 전년도 영업손실(589억원)과 비교하면 약 400억원 축소 효과를 거뒀다는 점이 눈에 띈다.  

프레딧의 경우, 지속적으로 유료 멤버십, 정기구독 고객 수가 늘면서 거래액이 2021년 700억원에서 지난해 1700억원으로 늘어나고 있다. 

hy의 배달앱 ‘노크’를 출시한 가운데 자사 프레시 매니저와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출처=hy]
hy의 배달앱 ‘노크’를 출시한 가운데 자사 프레시 매니저와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출처=hy]

시너지 효과가 관건, 프레시 매니저와의 접점 아직은 안갯속

유업계는 물론 플랫폼 분야 등 여러 분야에서 hy의 유통 분야 진출을 주시하고 있다. 

이 와중에 과거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렸던 ‘프레시 매니저’와의 시너지 이슈가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프레시 매니저는 전국에 1만1000명 규모로 활동 중이다. 평균 활동 연수는 약 11.6년으로 ‘지역 밀착형’ 배송조직이라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

온라인몰 프레딧은 프레시 매니저를 적극 활용해 ‘로컬 배송’에 강점을 부각한 경우다. 대면 위주의 기존 프레시 매니저 중심 유통채널에 프레딧이 보완 효과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소비자와 소통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가능해진다. 

노크의 경우, 부릉의 배송 전담 효과와 프레시 매니저와의 시너지 가능성이 주목된다. 노크는 이용 고객에 구독료 없이 상점이 설정한 최소 주문 금액만 충족하면 배달료 없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선언했다. 

또한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율인 5.8%을 적용하고 광고비와 가입비를 부과하지 않을 예정이다. 

다른 플랫폼에서 무료 배달을 진행하는 경우, 배달의민족 같은 경우 배민1플러스 수수료율이 현재 6.8%(8월부터 9.8%로 인상하기로 발표) 쿠팡이츠는 중개수수료 9.8%, 요기요는 12.5%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 비해서는 현저히 낮은 부담이다. 

B2B 분야에서 그간 부릉이 닦은 노하우가 배달이라는 B2C에서 얼마나 빠르게 자산화돼 가동될지가 기대를 모은다. 부릉의 배송 기사가 2만여명이라는 점,전국에 600여개 이상의 직영 물류 거점(지점)도 두고 있다는 점이 바로 배달 시장에서의 강점으로 활용될 것은 아니지만 기존 배달계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야 하는 점에서 기존 B2B 경험이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다만,프레시 매니저와의 협업도 생각하고 있는 듯하나, 구체적이고 명확한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hy의 새로운 시도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실제 성과를 내는 데는 ‘미지수’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프레시 매니저가 오프라인 배달계에 있어서는 나름대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hy에서도 시너지를 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국내에는 쿠팡이나 전통 유통업체들이 공고하고 그 안에서 유통, 배달 등에 대한 성장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통망에서 자사몰이나 배달을 키우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속적인 노력은 긍정적으로 보지만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hy는 프레시 매니저라는 독특한 구조가 있으나 시너지 활용 방안에 뚜렷한 묘책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 플랫폼 분야 관계자도 “코로나 시기처럼 배달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던 시기는 지났고, 현재는 정체된 상황이다. 배달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hy도 뾰족한 전략이 필요하다. 후발인만큼 소비자를 유치할 만한 전략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선 상당한 마케팅 비용이 소모될 것”으로 내다봤다. 

hy 관계자는 “유통업계로서의 도약을 위해 배달 플랫폼 ‘노크’를 론칭하게 됐다. 배달 업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보다는 무료 배달, 낮은 수수료 등으로 고객·점주와 상생하는 플랫폼으로서 자리 잡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강서구에서만 운영 중인 ‘노크’가 시장에 안착하면 이후 타 지역까지 진출할 예정이라며 아직은 시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성과에 대해 말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현재 부릉의 라이더와 협업해서 배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상세한 내용이 정해진 바는 없지만 자사 프레시 매니저와의 협업도 생각 중”이라고 언급했다. 

결론적으로 hy의 시너지는 적잖은 초기비용을 감당하는 문제와 이미 갖고 있는 자산과의 시너지를 어떻게 극대화하는가에 달려 있다.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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