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임재문 기자]
지난 9일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태양광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태양광 발전 제조설비 생산 확장을 억제하는 내용의 ‘태양광 산업 규범 조건(2024년판)’과 ‘태양광 산업 규범 공고 관리방법(2024년)’ 초안을 발표 했다. 중국의 태양광 업계의 무질서한 생산능력 확충과 태양광 제품의 공급과잉으로 인해 태양광 업체들의 수익성이 바닥을 치면서 위기에 몰리자 정부가 직접 나선 것이다.
공업정보화부는 이번 개정안 통해 태양광 기업이 단순히 생산 케파를 확대하는 것이 아닌 기술 혁신 강화와 제품 품질 개선 및 생산비용 절감 등 태양광 산업 전체의 질적 발전을 촉진하도록 지도할 것이라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태양광 발전 설비 제조 프로젝트의 최소 자기자본 비율을 일괄적으로 30%로 높였다. 기존의 2021년 버전에서 요구한 최소자기자본 비율은 태양광 발전 핵심 원자재인 폴리실리콘 제조 프로젝트는 30%, 나머지 기타 부품 프로젝트는 20%였는데 기준을 한층 높인 셈이다. 이는 신규 설비는 물론 기존 설비 개조 확장 사업에 모두 적용된다.
사실상 태양광 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금의 최소 30%가 회사 자체 자금이어야 하며, 은행 대출이나 기타 형태의 파이낸싱으로 자금을 마련해선 안된다는 의미다.
전 세계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중국 태양광 산업은 최근 몇년간 생산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심각한 공급 과잉에 맞닥뜨렸다. 이는 가격 출혈 경쟁으로 이어져 태양광 모듈 가격은 사상 최저치까지 곤두박질치고 기업의 수익성도 악화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태양광 업체인 융기실리콘(隆基绿能 601012.SS)의 시가총액은 지난 9일 997억2700만위안(약 18조9100억원)을 기록했다. 1735억3700만위안(약 32조9100억원)으로 지난해를 마감했는데, 반년 만에 43% 하락한 것이다. 융기실리콘의 시가총액이 1000억위안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0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또한, 태양광 모듈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출하하는 트리나솔라(天合光能 688599.SS)의 주가도 9일까지 45% 빠졌다. 태양광발전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의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인 퉁웨이(通威股份 600438.SS) 또한 올 들어서만 주가가 35% 떨어져 지난해 전체 하락폭(29%)을 넘어섰다.
이러한 주가 하락으로 인해 태양광 산업의 전체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5573억 위안(약 105조 5000천억원) 증발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태양광 산업의 기술 표준과 시장 진입 장벽을 높이는 것에 집중하는 구조적 규제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임재문 기자 losthell@infostock.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