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매매미수금, 또 1조 넘었다
증권사서 빌린 돈 못갚는 투자자들
빚투 부담에 신용거래 잔액 감소세
강제 처분 반대매매 85억까지 불어
증권사가 주식 투자자에게 빌려준 뒤 받지 못한 자금을 뜻하는 위탁매매 미수금이 1조 원을 넘어섰다.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대출한 돈을 갚지 못하자 ‘빚투(빚을 내 투자)’에 부담을 느끼며 신용거래 규모도 쪼그라드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708억 원을 기록했다. 위탁매매 미수금이 1조 원을 상회한 것은 올해 4월 1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대출받아 주식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상환하지 못한 돈이 불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같은 날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9조8855억 원으로 집계됐다. 3일 20조259억 원을 찍은 뒤 4거래일 연속 감소했다. 연초 17조5371억 원에서 지속 증가하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달 21일 20조 원을 돌파했다가 이달 들어 19조 원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특히 최근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타며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기준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0조9317억 원이다. 4일 11조30억 원에 육박하던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년 5개월여 만에 코스피가 2860선을 회복한 5일 10조 원대로 내려갔다.
코스닥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연초 8조5170억 원에서 지난달 17일 9조2231억 원까지 치솟았던 코스닥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이날 8조9538억 원까지 감소했다. 코스닥 지수가 코스피와 달리 지지부진한 흐름을 끊지 못하고 있지만, 신용거래는 주춤해졌다. 코스닥은 연초 866에서 전날 859.55로 0.93% 하락한 약보합 상태다.
투자자들이 외상값을 돌려주지 못하며 반대매매 규모도 커졌다. 투자자가 위탁매매 미수거래 3거래일째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는 고객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반대매매를 진행한다. 반대매매 금액은 지난달 18일 103억 원까지 올랐다가 28억 원 수준까지 줄었지만, 5일 85억 원까지 늘었다.
신용융자거래는 투자자에게 레버리지 수단으로 활용되지만, 손실을 키울 위험성도 충분한 만큼 접근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반대매매는 전 거래일 종가 기준 하한가로 이뤄지는데, 낮은 가격에 주문이 들어가는 만큼 주가가 급락하면 또 다른 반대매매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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