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산호아파트 재건축 조합에 잡음이 일고 있다. 조합 집행부가 기존 35층에서 47층 설계 변경 시 공사비 증액과 분담금 인상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시공사 선정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조합 내에서는 향후 공사비 증액과 분담금 인상으로 인한 시공사와 조합 간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용산 산호아파트 재건축 조합원 47명은 이날 오후 4시쯤 용산구청 감사담당관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 내용을 살펴보면 이들은 “조합장과 조합 임원단이 조합원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독선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며 “조합원들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재건축자문단을 구성해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명확한 계획과 대안을 도출한 후에 시공사를 선정해야 한다”고 했다.
용산 산호아파트 재건축은 서울 용산구 원효로 66에 있는 산호아파트를 지하 3층~지상 35층, 7개동 총 647가구(임대 73가구) 규모 아파트와 부대시설로 새로 짓는 사업이다.
조합은 기존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인 ‘2030 서울플랜’을 적용해 최고 35층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후 지난해 1월 ‘2040 서울플랜’이 나오면서 최고 47층까지 건축이 가능해졌다.
이에 조합은 기존 2030 서울플랜인 최고 35층 기준 설계로 시공사 선정 입찰을 진행한 뒤 관리처분인가와 조합원 이주 후 철거 단계에서 2040 서울플랜인 47층 설계로 변경해 공사비 예정가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3.3㎡당 830만원의 공사비 예정가로 두 차례 시공사 선정 입찰을 시도했지만 무응찰로 유찰됐다. 조합은 이달 말 세 번째 시공사 선정 입찰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조합 내부에서는 최고 47층 설계 변경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실질적인 준비 없이 시공사를 선정할 경우 공사비 증액과 조합원 분담금을 두고 조합과 시공사 간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진정서를 제출한 용산 산호아파트 재건축 조합원 A씨는 “35층에서 47층으로 바꿀 수 있는데 설계 변경으로 인한 공사비와 공사 기간이 얼마나 늘어날지 모르는 상태에서 시공사를 뽑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며 “47층 설계 변경 공사비 예정가격이 확정되고 조합원들의 동의를 받고 나서 조합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용산구청에 행정지도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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