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을 러시아의 ‘결정적 조력자’로 규정한 데 대해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11일 중국 주유럽연합(EU) 대표단은 홈페이지에 올린 기자와의 문답 형식의 입장문을 통해 “나토의 ‘워싱턴 정상회의 선언’ 전문은 냉전적 사고와 호전적 언사로 도배됐고, 중국 관련 내용은 도발·거짓·선동·모독으로 가득찼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렬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명한다”며 “이미 나토에 엄정한 교섭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엄정한 교섭’은 외교채널을 통해 항의했다는 중국의 외교 표현이다.
앞서 10일(현지시간)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정상회의 후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중국을 러시아의 ‘결정적 조력자’로 규정하고, 중국에 러시아의 전쟁 노력에 대한 모든 물질적·정치적 지원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 공동성명은 중국의 지원으로 인해 러시아가 이웃과 유럽·대서양 안보에 가하는 위협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대표단은 이에 대해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의 ‘제조자’가 아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문제에 있어 공명정대하다”며 “중국의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핵심 입장은 중재와 대화 촉진, 정치적 해결로 국제사회의 넓은 인정과 높은 평가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말한 바는 반드시 지킨다. 분쟁 당사자인 어느 쪽에도 살상 무기를 제공한 적이 없으며 민용 드론수출을 포함해 군·민 이중 용도의 품목을 줄곧 엄격히 통제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 간 정상적인 무역 교류는 제삼자를 겨냥하지 않으며 외부 방해와 위협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대표단은 또한 미국을 겨냥해 우크라이나 위기가 장기화되기까지 누가 이를 부채질하고 누가 이를 통해 사익을 챙겼는지 국제사회가 똑똑히 지켜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누명을 씌워서는 안 된다”며 “나토가 국제 사회의 정의로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들이 한 일을 깊이 반성하며 국면 완화와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충고한다”고 말했다.
한편, 나토가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연계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을 ‘나토의 동진(東進)’으로 규정하고 반발해온 중국은 이날 입장문에서도 나토가 세계 평화를 해치려 한다고 비판했다.
대표단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평화 발전의 고지(高地)이지 지정학 게임 경기장이 아니다. 나토가 ‘유라시아 안보 연동’을 반복해서 선전하는 저의가 무엇인가”라며 “우리는 나토가 분수에 만족하고 북대서양 지역 방어 조직이라는 지위를 지키며 일부 강대국의 패권 도구로 전락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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