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전청약 사업이 잇따라 취소되자 당첨자들의 피해 소식이 속출하고 있다. 본청약과 입주를 기다리는 사이 청약 자격을 잃은 경우까지 있어 청약통장 복구만이 아니라 당첨 유지 등의 추가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화성동탄2 C28블록에 119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었던 주상복합 ‘리젠시빌란트’의 시행사인 ‘리젠시빌주택’은 지난달 25일 사전청약 당첨자들에게 사업 취소를 알렸다.
시행사는 “최근 악화되는 부동산 경기와 건설자재 원가 상승 등 불가피한 사유로 아파트 건설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고 안내했다.
해당 시행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게 사전청약 이행 조건부로 주상복합용지를 매입했지만 최근까지 중도금 일부를 연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청약은 2025년 11월, 입주는 2027년 10월로 예정됐다.
사전청약 취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경기 인천 가정2지구 B2블록(우미린) 토지를 분양받은 시공사는 사업을 포기했다. 이 아파트 사전청약 당첨자는 278가구다.
지난달에는 시행사인 DS네트웍스가 경기 파주 운정3지구 주상복합용지 3·4블록에 공급할 예정이던 주상복합 사업을 사전청약 2년 만에 취소했다. 사전청약 가구가 각 블록당 402가구로 총 804가구에 이르는 단지였다. 급등한 공사비로 시공사를 구하지 못한 게 사업 중단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사전청약은 문재인 정부때 도입된 제도로 본청약에 앞서 일정 거주기간을 충족하면 공공분양 아파트의 당첨 자격을 부여하지만 지구단위계획 승인 단계에서 사전청약을 받다보니 이후 본청약이 지연되는 일이 빚어졌다.
지연 기간 동안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아 사업이 유명무실해진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결국 정부는 지난 5월 사전청약 제도를 폐지했다.
정부가 조치에 나섰지만 사업이 취소되면 청약통장이 복구되는 것 외에는 사전청약 당첨자들에 대한 별다른 피해 구제 방안이 없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사업을 기다리는 사이 청약 자격을 상실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파주운정 당첨자들은 지난 9일 국회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탄원서에 “아직 본청약에 도달하지 못한 민간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약 3만명이나 된다”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추가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인데 아직까지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LH에서 직접 사업 시행을 하거나 향후 해당 사업지에 공개입찰로 사업자 공모를 진행하게 되는 경우 매각조건에 기존 사전청약 당첨자들을 승계하는 조건부 매각을 하도록 요청한다”며 “금액적인 보상이 아니라 원래의 당첨 지위만 보장해달라”고 호소했다.
파주운정3지구 주상복합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이날 오후 2시 LH 파주 사업본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대책 마련 요구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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