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김현일 기자] LG화학이 4년 전 발생했던 인도 생산법인 LG폴리머스인디아(이하 LG폴리머스) 유독 가스 누출 사고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인 지원 확대에 나선다.
11일 LG화학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차동석 CFO 사장,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 등 최고 경영진이 지난 9일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AP)주 비사카파트남를 방문해 사고 주변 마을 주민들과 찬드라바부 나이두 주 총리를 만났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신 부회장은 LG폴리머스 사고로 피해를 입은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한편, 사고 인근 마을 5000여가구를 대상으로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원 금액은 약 12억루피(200억원) 규모다. AP 주의 1인당 월 총소득 수준은 30만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폴리머스 사고는 지난 2020년 5월 코로나 팬데믹 봉쇄 기간 벌어진 유독가스 누출 사고다. 공장의 저장 탱크에 장기간 보관돼 있던 공정 원료에 섞인 유독가스가 누출되며 12명이 사망했으며, 1000명가량이 호흡 곤란 등으로 치료를 받았다.
이에 의해 LG폴리머스 측은 사과 성명을 내는 한편, 관계 당국의 명령에 따라 현재까지 총 200억원 이상의 공탁금을 납부한 바 있다. 책임과 보상 절차를 위한 판결은 현지 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AP 주정부는 사고 직후 피해 주민들에게 총 3억7500만루피(58억30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했다.
LG폴리머스는 공장 주변 마을을 대상으로 주정부와 협의해 생활 지원금을 지급한다. 또 마을 주민들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 건강 추적 검사와 경과 관리를 위한 검진센터를 운영하고 지정병원 진료항목을 총 15개로 확대한다. 인도 현지에 신규 재단을 설립해 마을 주민들이 지속적인 회복과 케어를 받을 수 있는 사회공헌(CSR) 활동도 추진한다.
LG화학에 따르면 최고 경영진이 AP주를 직접 방문한 배경에는 현지 법원의 판결 전이라도 마을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인도적인 지원에 나서겠다는 신 부회장의 의사가 있었다.
신 부회장은 종합적인 보상의 기반이 되는 현지 재판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마을 주민들이 이상 기후 및 경제난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고, 내부 논의 끝에 신속한 지원을 위해 인도 현지를 직접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회장은 이번 추가 지원책 발표와 관련해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현지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인도적인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폴리머스는 그동안 식량·위생용품 지원, 식수차 기부, 마을 정화 활동, 수질·토양 검사 등 피해 지역 복구 활동을 실시했으며, 현재까지 약 5000여명이 지정병원 의료 서비스를 받았다. 지난 2021년에는 산소 공급에 필요한 핵심 소재인 제올라이트(Zeolite) 80톤을 전용기 3대를 띄워 코로나가 확산 중이던 AP주에 기부했다.
한편 LG화학은 신규 투자를 통해 LG폴리머스에서 약 780Km 떨어진 스리시티(Sri City)에 연산 5만톤 규모의 ABS 컴파운드 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ABS컴파운드는 ABS(고부가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최종 공정이다. LG화학은 향후 ABS 수요 증가 시 추가적인 증설 투자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기존 LG폴리머스 부지는 사고 직후 현지 법원의 제조 공장 봉쇄 명령으로 공장 운영 및 출입이 중단된 상태로, LG화학은 해당 부지에서 AP 주정부가 장려한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사업에 대한 투자 진행을 적극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신규 공장에서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들은 스리시티로 이동해 근무를 계속하게끔 장려하고 있으며, 향후 스리시티 공장 추가 채용 시에도 기존 공장 지역 출신을 우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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