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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협회, 관리단체 지정에도 회장 취임식 강행…힘겨루기 2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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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대한테니스협회와 대한체육회의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빠져들고 있다. 테니스협회가 체육회로부터 관리단체로 지정받은 것을 수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양측의 골이 더욱 파였다.

관리단체로 지정되면 테니스협회는 정상적으로 행정 업무를 진행할 수 없게 된다. 체육회가 파견하는 관리위원장이 사실상의 회장 대행을 맡게 된다. 이런 모양새가 되는 것을 테니스협회는 전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원홍 테니스협회장 당선인은 10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체육회가 관리단체 지정 사유로 든 ‘각종 분쟁’은 정희균 제28대 회장 사퇴 이후 지난 10개월간 단 한 번도 없었다. 모든 대회와 훈련, 파견 등의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중”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이기흥 체육회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체육회도 무작정 테니스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한 것은 아니다.

테니스협회는 지난 2015년 육군사관학교 테니스장 리모델링 사업을 위해 미디어윌로부터 30여억 원을 빌렸다. 문제는 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를 갚지 못했다는 점이다. 불어난 이자까지 합하면 빚이 약 74억 원에 이른다. 이로 인해 테니스협회는 한때 파산 직전까지 갔다. 체육회는 이런 모습을 문제 삼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도 자구책을 위해 노력했다.

2023년 9월 정희균 전 회장이 배임 혐의로 회장직에서 내려온 뒤 한동안 회장 없이 운영되던 테니스협회는 조속한 문제 해결을 위해 회장 선임이 우선돼야 한다고 보고, 지난해 10월 29일 보궐 선거를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체육회는 후보로 나선 주원홍 회장이 과거 육사 테니스장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저지른 의혹을 받고 있다며 선거에 제동을 걸었다. 양측의 힘겨루기 1라운드가 시작된 순간이다.

체육회의 저지로 10월 보궐 선거는 무산됐다. 그러나 협회는 올해 다시 선거를 진행했고, 지난달 주 회장이 당선됐다.

주 회장은 당선 직후 “미디어윌로부터 관리단체 지정이 안 된다는 조건으로 채무 탕감 공증서를 받았다. 체육회와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양측의 갈등은 잠시 수그러드는 듯했으나 체육회가 9일 테니스협회를 관리단체로 전격 지정되면서 다시 불거졌다.

체육회는 반대에도 회장 선거를 강행한 테니스협회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 특히 테니스협회가 여전히 채무를 해결하지 못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테니스협회도 나름대로 할 말은 있다. 주원홍 회장이 뽑힌 뒤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했고, 미디어윌로부터 관리단체로 지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채무 탕감을 약속받은 상황이다. 그러나 체육회가 조건부 채무 탕감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면서 무용지물이 됐다.

테니스협회는 주원홍 회장의 취임식(7월 16일) 등 정상적인 운영을 이어가겠다고 선전포고한 상황이다. 주 회장은 “미디어윌에서도 모든 수단을 가용해 관리단체 지정을 막아 달라고 부탁했다. 체육회와 맞서는 우리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테니스협회는 체육회 대신 법의 판단을 따르겠다는 자세다. 이미 서울동부지방법원에 체육회의 관리단체 지정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했다.

테니스협회 정지웅 변호사는 “미디어윌에서 채무 면제 의사를 표시한 것만으로도 효력이 발생한다. 그러면 관리단체로 지정받을 이유가 없다. 이제 공은 법원으로 갔다. 정의로운 판사님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머니s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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