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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도 지지부진한데… 정신아, ‘김범수 리스크’ 극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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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아 카카오 대표. /사진=뉴스1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를 상대로 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정신아 체제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회사 전략을 재편했지만 사법 리스크가 재점화된 탓이다. 취임 초부터 시작된 쇄신 작업 역시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이제라도 제대로 된 환골탈태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지난 9일 김범수 창업주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소환해 조사했다. 작년 11월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김 위원장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지 8개월 만이다. 20시간 동안 조사를 마친 김 창업주는 비공개 귀가했다.

김 창업주는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 주가를 12만원 이상으로 설정·고정하려는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카카오가 지난 2월 16~17일, 27~28일 동안 약 2400억원을 쏟아부어 SM엔터 주식을 총 533회에 걸쳐 비정상적으로 매입했다고 검찰은 판단한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지시나 승인이 있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피는 중이다. 아울러 사모펀드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함께 SM엔터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도 이를 금융 당국에 보고하지 않아 공시 의무를 어긴 혐의도 있다.

하이브는 당시 주당 12만원에 SM엔터 주식을 공개 매수하려 했지만 주가가 12만 원 이상으로 급등하자 뜻을 이루지 못했다. 공개매수 실패 직후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 주식을 대량 확보해 최대 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카카오는 작년부터 사법 리스크로 몸살을 앓아왔다. 특사경은 지난해 11월 김 창업주와 카카오 관계자 6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해 김 위원장과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김 창업주 최측근인 황태선 CA협의체 총괄대표를 불러 조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위기를 맞게 되자 김 창업주는 정신아 신임 대표를 내세워 쇄신 작업을 시작했다. 본사뿐 아니라 김 창업주 측근으로 불리던 주요 계열사 경영진을 교체하고 컨트롤타워를 마련했다. ‘문어발 확장’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계열사를 정리하기도 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외부 감사 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를 세웠다. 준신위 위원장엔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촉했다. 준신위는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6개사 관련 준법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2월엔 카카오의 쇄신이 부족하다며 개선 방안을 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외형적인 조직 개편만 진행했을 뿐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카카오뱅크 상장 직후 대규모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먹튀 의혹의 중심에 선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4월 카카오 신임 CTO로 임명했기 때문이다.

정 CTO는 2021년 8월 카카오뱅크가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스톡옵션 주식을 팔아치워 차익만 70억원 이상을 남겼다. 같은 해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900억원대 차익 실현이 이어지기도 했다.

준신위가 나서 해당 인사에 대해 재고를 요청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애써 만든 준신위의 요구조차 불발되자 무용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조직만 신설하고 이에 걸맞는 권한 행사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경영쇄신위원장이기도 한 김 창업주가 검찰 구속 위기에 내몰리면서 쇄신 작업은 물론 정신아 대표의 AI 사업들도 힘을 받지 못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카카오는 지난 5월 AI 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의 AI 연구·개발 및 관련 사업 부문을 본사로 합쳐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시켰다. 여기에 지난 달 AI 전담조직 카나나를 신설,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선 바 있다.

창업주마저 강도 높은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정신아 대표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느냐엔 물음부호가 달린다. IT업계 관계자는 “환골탈태를 외쳤지만 결과적으로 달라진 건 크게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라며 “지금의 위기는 전처럼 무늬만 쇄신으로 그쳐선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s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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