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올해 상반기 ‘강수맞힘률’이 평균 0.69로 지난해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가 온다고 예보했으나, 내리지 않은 경우가 더 잦았던 셈이다. 기상청은 기후변화로 강수가 더 좁은 지역에 오락가락하게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수맞힘률(POD, Probability of Detection)은 쉽게 말해 ‘비가 온다는 예보가 맞은 비율’이다. 강수 유무가 맞았는지는 3시간 전 예보를 기준으로 한다.
예를 들어 오후 3시 예보에서 ‘오후 7시쯤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한 뒤, 맞히면 강수맞힘률이 상승하는 것이다.
11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올해 1~6월 강수맞힘률은 0.63~0.75다.
1월부터 6월까지 각각 0.66, 0.71, 0.75, 0.74, 0.7, 0.63(잠정) 등이다. 6월 강수맞힘률은 데이터 보정 등에 따라 다소간 바뀔 수 있다.
기록상 강수맞힘률은 최고 0.83(2018년 4월)까지 올랐다. 최근에는 지속해서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강수맞힘률은 지난해 상반기 평균(0.72)보다 0.03 낮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최고치(1월, 0.78)와 최저치(0.69) 모두 낮았다.
올해 상반기 강수맞힘률이 낮은 것은 올봄 기온이 역대급으로 높았던 것과 연관성이 크다.
기상청은 2월 낸 봄철(3~5월) 날씨 전망을 통해 강수량은 3~4월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 5월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라고 예상했다. 대체로 평년보다는 많은 비를 전망한 셈이다.
그러나 올봄 강수량은 266.7㎜로 역대 23위에 해당해 비교적 적게 내린 편이었다. 5월 말 하루 새 최고 242.1㎜(남해) 가까운 비가 내리는 등 편차도 컸다.
기후변화 영향이 크다. 1912~2020년 강수 자료를 보면, 연 강수량은 10년마다 17.71㎜씩 증가했는데, 비가 내리는 날은 10년에 2.73일씩 감소했다. 한 번에 더 많은 비를 쏟은 것이다.
이산화탄소 증가 등 대기질 변화와 해수면 온도 상승은 전례 없는 집중호우와 기습 폭우를 부르며 강우 시기 예측을 어렵게 했다. 과거 유사사례가 없기 때문에 역대 기상 자료와 수치예보 모델 등을 모두 담은 ‘슈퍼컴퓨터’를 두고도 예측이 어려운 이유다.
강수 일이 감소하는데 강수량이 늘어난 것은 한 번 비가 내릴 때 이전보다 많은 양이 쏟아져서다.
강수맞힘률은 강수유무정확도(ACC, Accuracy)와 함께 ‘강수 예보 정확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강수유무정확도는 ‘비가 온다는 예보한 뒤 맞았을 때’에 ‘비가 안 온다고 예보한 뒤 실제 비가 안 왔을 때’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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