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동결’ 유력
고정금리가 변동금리 보다 1.0%p 낮아
10명 중 9명은 고정금리 선택
“추후 당국 정책·기준금리 인하 시점 등 입체적 고민해야”
예비차주들이 11일 열리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사실상 동결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금리 인하 시점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도입 시기 등 시장 상황이 복잡하게 엮이면서 주택담보대출 실행을 앞둔 차주들이 고정형과 변동형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스트레스 DSR 2단계 적용 시기의 경우 주담대 특성상 0.1% 금리 차이에도 이자비용이 크게 차이나는 만큼 심사숙고를 거듭하는 모습이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주담대 가운데 고정금리(혼합형, 5년 고정 후 변동)는 연 2.86~5.68%, 변동금리는 연 3.80~6.62% 선에서 형성돼 있다. 고정금리가 변동금리 보다 상단과 하단이 모두 0.94%포인트(p) 낮다.
당장 대출을 받으려는 차주 입장에선 금리가 더 낮은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5대 시중은행의 고정금리가 변동금리 보다 1%p 가량 아래이기 때문에 현재 주담대 신규를 받는 대다수 차주들이 고정금리를 선택하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고정금리 위주로 금리 운영방안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주담대 고객 10명 중 9명은 상대적으로 낮은 고정금리를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의도적으로 고정형 주담대 금리를 낮추는 상황이다. 지난해 대출금리의 가파른 상승으로 차주들의 대출이자 부담이 크게 가중됐다. 이에 정부는 고정형 주담대 공급을 확대해 가계부채의 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부터 시중은행에 자체 고정형 주담대 목표비율을 30%로 설정하는 내용을 행정지도 중이다.
하지만, 향후 금리 인하 시점이 가까워 지면서 은행 창구에서는 변동형 주담대에 대한 질문도 쇄도하고 있다. 고정형 주담대는 금리 인하 여부에 상관없이 5년 동안 금리가 유지된다. 반면, 6개월마다 금리가 바뀌는 변동형 주담대는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낮아진 금리가 반영돼 금융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지금 당장 대출을 받는다면 고정형 주담대가 더 유리하지만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변동형 주담대 상품의 금리가 더 유리할 수 있다.
11일 예정된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3.5%)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해 2월 이후 12회 연속 동결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유가 상승 등에 따라 둔화 흐름이 일시 주춤할 수는 있겠지만 전반적인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완화)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가계부채 증가세도 연초보다 확대됐고,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주요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외환시장의 변동성도 커진 상황”이라며 금리 인하에 대한 섯부른 판단을 지양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최근 한국과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에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는 이르면 9월, 한은은 10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은행들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에서 차주들의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B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면서 금리가 상승 전환할 수 있다”면서 “막연한 금리인하의 기대감 보다는 당국의 여러 정책들을 살피면서 주담대 시기와 조건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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