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카드납 의무화에 따른
‘가맹점 수수료’ 신경전 벌여와
최근 ‘협업 상품’ 출시 잇따라
카드업계와 보험업계 간의 해묵은 갈등 중 하나인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 의무화가 국회를 통과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카드사와 보험사가 각자 보유한 고객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협업을 이어가면서 기대감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우리카드는 DB손해보험과 기업중대사고배상책임보험을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는 플랫폼 ‘우리카드 보온’을 출시했다. 해당 플랫폼을 통해 우리카드로 보험료를 납부할 시 최대 2%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그간 대면으로 중대재해배생보험을 가입할 경우 각종 서류 제훌 후 보험료를 알 수 있었지만, 우리카드 보온을 통한 비대면 가입은 온라인으로 보험료를 실시간 확인 후 가입할 수 있다.
지난달 롯데카드는 라이나생명·메리츠화재와 함께 보험료를 월 최대 2만5000원까지 할인해주는 ‘보험엔로카’ 2종을 선보였다. 각 카드로 라이나생명 및 메리츠화재 보험료를 매달 자동이체 하면 지난달 이용실적에 따라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두 업계가 보험료 카드납부와 관련해 협업을 이거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과거 카드업계와 보험업계는 보험료 카드납을 두고 의견 대립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카드납 의무화가 곧 소비자의 보험료 인상으로 전가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현재 2%대로 책정 중인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1% 수준으로 내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카드사들은 수익성 유지를 위해 더는 내릴 수 없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여신전문금융법상 신용카드 결제를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보험료 카드납 의무화를 위한 법안은 지속해서 발의됐지만 번번이 폐기됐다. 22대 국회 들어서도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험료 카드납부를 허용하지 않는 보험사를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보험료 카드납부는 저조한 상태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1분기 생보사들의 카드납 지수는 3.8%로 전분기(4.1%)보다 0.3%포인트(p) 하락했다. 자동차보험 등 납부 기간이 비교적 짧은 손해보험사의 경우 카드납 지수는 30.5%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이다. 장기 납입 보험의 카드납 지수는 장기보장성보험 15.7%, 장기저축성보험 3.3%에 불과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두 업계 간 협업 기조가 형성되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각자가 보유한 고객을 통해 모집 비용과 절차를 대폭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고객의 지불 결제 편의를 위해서라도 보험료 카드납부는 필연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카드사 관계자는 “보험사와 카드사가 수많은 과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양 업계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 및 고객 확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며 “고객 확충과 만족도 향상, 카드사의 신용판매 증가 등으로 윈윈(win-win)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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