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폰 시대, 그다음은 어떤 모습일까. 삼성전자가 프랑스 파리에서 새로운 AI 폴더블폰과 웨어러블 기기를 전격 공개하며 미래에 대한 답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갤럭시 언팩 2024’ 행사를 열고 갤럭시 Z폴드6와 갤럭시 Z 플립6, 갤럭시링, 갤럭시워치7 등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연단에 오른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이날 “올해 2억대의 갤럭시 기기에서 갤럭시 AI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받게 될 영향은 엄청날 것”이라며 “오늘 오직 삼성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갤럭시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소개된 첫 타자는 갤럭시링이다. 갤럭시링은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 말미에 제품 이미지가 공개되며 큰 관심을 끈 바 있다. 갤럭시링은 삼성전자의 최첨단 센서 기술이 집약된 초소형 폼팩터다. 동그란 반지 모양으로 손가락에 가볍게 착용이 가능하다. 24시간 동안 편하게 차고 있을 수 있다. 사용자는 이를 통해 24시간 자신의 건강상태를 기록, 분석할 수 있다. 특히 수면 관리에 최적화됐다.
매튜 위긴스 삼성리서치아메리카 헬스솔루션랩장은 “갤럭시링은 어디에서나 착용할 수 있다. 다양한 온도, 습도 수준 및 수백 번의 충전 주기를 견딜 수 있도록 갤럭시 링을 설계하기 위해 광범위한 연구와 실험을 수행했다”며 “가볍고 편안하게 낮과 밤 내내 건강을 기록·분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웨어러블 제품인 갤럭시워치7과 갤럭시워치 울트라도 공개됐다. 갤럭시워치7은 워치 시리즈 중 최초로 ‘최종당화산물 지표’ 측정을 제공한다. 이는 사용자의 생물학적 노화 과정을 반영하는 건강 지표로 평상시 식단과 생활 습관에 영향을 받는다. 이와 함께 한국 식품의약안전처와 미국 FDA 드 노보 승인을 받은 ‘수면 무호흡 기능’과 ‘심장 모니터링’ 등 건강 관련 기능이 보다 강화됐다.
갤럭시워치 울트라는 워치 시리즈에서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라인업이다. 야외 활동에 최적화된 내구성을 갖고 있으며, 사용자의 운동 효율을 극대화하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갤럭시워치 울트라는 47㎜ LTE 모델 1종으로만 출시되며 가격은 기존 워치 시리즈보다 2배 이상 높은 89만9800원이다.
AI를 통해 더욱 진화한 폴더블폰 갤럭시 Z폴드6와 갤럭시 Z 플립6도 환호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두 제품 모두 전작보다 더 얇고 가벼워졌다. 역대 Z 시리즈 중 가장 얇고 가벼운 무게다. 내구성은 더 튼튼해졌다. 외부 충격을 보다 분산시킬 수 있도록 듀얼 레일 힌지의 구조와 설계로 한 단계 더 진화됐다.
갤럭시 Z플립6에는 기존처럼 대형 플렉스윈도우가 탑재됐다. 전작보다 다양한 위젯 활용이 가능해졌으며, ‘플렉스캠’을 통한 다양한 촬영 경험도 제공된다. 새로운 AI 기반의 ‘자동 줌’ 기능도 눈에 띈다. 같은 위치에서 한 명, 두 명, 세 명이 인물 사진을 촬영할 경우, 인물이 잘리거나 너무 작게 나오지 않도록 자동으로 줌을 조정해 최적의 사진 구도와 촬영을 지원한다.
갤럭시Z 폴드6는 AI를 통한 S펜 경험을 확장했다. 새롭게 추가된 ‘스케치 변환’은 갤러리의 사진이나 노트 위에 S펜으로 스케치를 더하면 생성형 AI가 단순한 스케치를 정교한 이미지로 완성해 준다. 예를 들어, 갤러리에서 귀여운 강아지 사진을 열고 강아지 눈 위에 S펜으로 선글라스 모양을 그리면, 스케치 변환 기능이 실제 같은 선글라스 이미지를 생성해 주는 방식이다.
지난 1월 갤럭시언팩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갤럭시 AI’ 기능은 더욱 다양해졌다. △노트 △삼성 키보드 △통역 △카메라 측면에서 변화가 나타났다. 노트 앱에서는 ‘음성 녹음 텍스트 변환’ 기능이 추가됐다. 삼성 키보드에서는 간단한 키워드를 통해 메일 본문 등을 작성하는 생성형 AI 글쓰기 기능이 탑재됐다. 이날 삼성 관계자가 ‘언팩 행사에 연사로 나선 구글 관계자에게 감사 편지를 쓰겠다’고 이야기 하자 글쓰기 기능으로 장문의 감사 메일이 수초 내에 완성되기도 했다. 통역 기능은 기본 전화 앱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라인, 구글 미트, 왓츠앱, 텔레그램 등 다양한 앱에서 사용 가능하게 됐다. 카메라도 생성형 AI를 통한 편집과 이미지 생성 기능이 업그레이드됐다.
‘써클 투 서치’에 이어 이번에도 구글과의 AI 협업이 이뤄졌다. 갤럭시 Z 폴드6와 갤럭시 Z 플립6에는 최신 ‘구글 제미나이’ 앱이 탑재돼 언제든지 AI 기반으로 맥락을 이해하는 ‘어시스턴트’를 호출할 수 있다. 사용자가 화면 하단의 모서리를 쓸어 올리거나 “헤이 구글”이라고 말하면, ‘제미나이 오버레이’가 실행돼 정보 습득, 글쓰기, 계획 세우기 등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제미나이는 구글 앱들과 연동돼 유기적인 생산성 경험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구글 지도와 연결돼 관광 명소를 찾아주고, 최적의 동선을 추천하고, 실시간 항공편과 호텔 예약 정보를 제공해 효율적인 여행 계획을 돕는다. 유튜브로 뮤직 비디오를 감상하다 상세 정보가 궁금할 경우 제미나이 오버레이에 질문을 남기면 바로 결과를 받을 수 있다.
이날 연사로 나서 제미나이앱을 소개한 제니 블랙번 구글 부사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최첨단을 달리는 혁신적인 회사 중 하나와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며 “제미나이는 갤럭시 Z폴드6의 대화면에 최적화돼 있다.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을 방법은 정말 많다”고 강조했다.
‘깜짝 발표’도 있었다. 릭 오스터로 구글 부사장도 행사 말미에 연단에 올라 “앞으로 삼성 갤럭시를 비롯한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주력 제품에 제미나이의 최고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구글은 삼성, 퀄컴과 협력해 차세대 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왔다. 우리는 앞으로 스마트폰, 웨어러블부터 곧 출시될 XR 플랫폼과 같은 미래 기술에 이르기까지 갤럭시 제품 전반에 걸쳐 차세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뒤이어 등장한 노 사장은 릭 부사장과 악수를 나누며 “올해 출시될 XR 플랫폼과 같은 새로운 가능성에 불을 지핀 것에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4일부터 갤럭시 Z폴드6, 갤럭시 Z플립6, 갤럭시링, 갤럭시워치7, 갤럭시워치 울트라, 갤럭시버즈3를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에 순차 출시한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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