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엄마는 북한에서 왔단다’라고 말하지 못해 늘 가슴 아팠어요.”
광주시민으로 잘 살고 있는 한 북한이탈 주민의 하소연이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이들은 아직도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광주시청에서 10일 열린 ‘북한이탈주민의 날’ 행사장에서 이들은 그나마 위로를 받았다.
‘동행’이라는 주제로 대화하고 음식을 나눠 먹었다.
다른 북한이탈주민들도 만나고 이웃 시민들과 맘 터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성공적으로 정착해 광주시민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북한이탈주민의 날은 북한이탈주민을 포용하고 정착할 수 있게 지원하려고 올해 국가기념일로 제정됐다.
관련 법률이 시행된 날이 1997년 7월 14일이어서 기념일이 7월 14일이다.
이날 광주시청 행사장에는 강현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광주지역 부의장과 광주시 북한이탈주민지원 지역협의회 소속 황성호 광주하나센터장, 이은희 광주하나문화교류센터장, 부덕임 (사)솔잎쉼터 이사장 등 북한이탈주민과 시민 200여명이 참석했다.
북한이탈주민들은 함북냉면, 속도전떡, 언감자떡, 인조고기밥 등 북한 음식을 직접 만들어 시민들과 함께 먹고 즐겼다.
또 이들이 지역에 정착해 직접 만든 국수와 수제청, 커피를 소개하고 판매했다.
수익금 일부는 북한이탈주민 자녀들에게 책가방을 지원하기 위해 광주하나센터에 기부했다.
북한이탈주민으로 구성된 공연팀은 장기자랑을 하며 끼와 재능을 선보이고 향수를 달랬다.
토크 콘서트에서는 ‘동행’이라는 주제로 탈북 과정의 아픔을 나누고, 광주에 정착해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북한이탈주민 이 모 씨는 “시청에서 북한이탈주민이 모여 행사를 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기쁘다”며 “자녀들한테는 엄마가 북에서 왔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앞으로는 탈북민이라는 말을 편견 없이 말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영동 광주시 여성가족국장은 “포용도시 광주는 북한이탈주민들이 사회경제적 자립을 이뤄갈 수 있도록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전, 세계의 평화를 함께 이뤄내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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