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최태호 기자] 중고차 판매 업체 케이카가 M&A(인수합병) 시장에 나온지 두해째가 되면서 케이카의 매각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금리 여파로 처음 역성장한 케이카의 실적이 올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매각의 주 변수는 경쟁업체의 등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가 이미 투자자금을 회수한 만큼 매각 속도가 느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케이카는 최대주주인 한앤코오토서비스홀딩스가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정, 자사 지분 매각을 고려중이라고 지난 9일 공시했다.
한앤코오토서비스홀딩스는 한앤컴퍼니의 사모투자전문 자회사로 케이카 지분 72.05%를 보유하고 있다. 케이카는 SK그룹 산하 중고차 사업부문을 담당하던 SK C&C의 오프라인사업부문(당시 에이치씨에이에스)이 물적분할한 뒤 한앤컴퍼니가 지난 2018년 인수하며 탄생했다. CJ그룹 계열사였던 조이렌트카가 지난 2021년 2월 케이카에 인수합병되며 현재의 사명을 갖게됐다.
덩치를 키운 케이카는 같은해 10월 코스피 시장에 입성했다. 상장 이후 1년간의 보호예수기간이 끝난 지난 2022년말 한앤컴퍼니는 케이카의 매각을 추진했다. 다만 햇수로는 2년 넘게 접어든 현 시점에도 한앤컴퍼니는 마땅한 매각처를 찾지 못한 상태다.
케이카의 매출액은 지난 2018년에 7400억원에서 조이렌트카 흡수합병과 상장이 추진된 2021년 1조9000억원까지 성장했다. 지난 2022년까지도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지난해 처음 역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6% 감소한 2조476억원이다.
이는 고금리에 중고차 수요가 감소, 시세하락으로 이어져 대당 마진이 감소한 영향이란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케이카 중고차 대당 평균 단가는 소매부문은 4.3%, 경매부문은 6.8% 줄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7% 성장한 590억원을 기록했지만, 기준금리가 1%대 내외에 머물렀던 지난 2021년 711억 대비해서는 도리어 17% 감소했다.
다만 올해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고금리로 인한 거래위축으로 지난 2년간 중고차 거래건수는 역성장했다”면서도 “금리와 가격 안정화로 중고차 거래가 점차 증가하고 있고, 금리인하 시 큰폭의 거래량 증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변수는 경쟁업체의 등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0월부터 인증중고차 판매를 시작했고, KG모빌리티도 지난 5월 인증중고차 사업을 공식 출범했다. 한앤컴퍼니가 매각을 처음 시작했을 때와 달리 사업 불확실성도 확대된 것.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수합병 시장에서 현재 실적보다 중요한 건 향후 전망”이라며 “경쟁업체의 등장으로 한앤컴퍼니도 매각처를 찾기 더 어려워졌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앤컴퍼니가 투자자금을 이미 회수한 만큼 급할 게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에 알려진 한앤컴퍼니가 케이카 인수과정에서 사용한 비용은 2200억원이다. 여기에 조이렌트카 합병에서 사용된 500억원을 더하면 투자자금은 약 27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한앤컴퍼니는 케이카 상장과정에서 구주매출 3065억원을 확보하며 원금회수는 마친 상황이다.
게다가 케이카가 공개한 지난 2020년부터 지난 1분기까지의 배당총액은 1559억원이다. 한앤컴퍼니의 지분율이 72%임을 감안하면 배당으로만 벌어들인 돈만 최소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장내 매도를 통해 매물을 받을 곳은 없으니 결국 한앤컴퍼니에게 남은 선택지는 매각처를 찾는 것”이라며 “M&A 시장에서 2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닌데다 원금 회수도 끝난 만큼 매각 추진도 급하지 않게 추진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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