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 5월 저출생 극복 대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장기전세주택Ⅱ(SHift2) 선정기준을 더 완화하고 본격 공급에 들어간다.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도 신청이 가능하고, 소득기준도 대폭 넓혔다. 자녀가 있는 경우는 소득이나 자산 기준을 아예 없앴다. 임대료도 2년마다 5%까지만 인상 가능하다. 제1호는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으로, 이번에 당첨되는 신혼부부 300가구는 오는 12월 초부터 입주하게 된다.
서울시는 오는 23일부터 24일까지 신혼부부 또는 예비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 장기전세주택Ⅱ 300가구에 대한 입주 신청을 받는다고 10일 밝혔다. 전용면적 49㎡ 150가구(무자녀 가구)와 59㎡ 150가구(유자녀 가구)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식브리핑에서 “장기전세주택Ⅱ의 첫 입주 계획을 국토부와 잘 협의해서 소득 기준이 완화되고 가점제가 도입됐다”며 “기존 대비 파격적인 주거 정책으로 내달부터는 ‘20년 전세 자가주택’ 등 새 이름을 지어 연내 약 1000가구 공급을 시작으로 점차 공급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새 이름은 20년간 저렴한 가격으로 주거가 보장이 되고, 그 기간동안 재원을 마련한 다음 20년이 지나면 자가로 만들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을 예정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의 면적별 전세보증금은 49㎡는 3억5250만원, 59㎡는 4억2375만원이다. 7월 기준 해당 동일면적에 대해서 49㎡는 6억대, 59㎡는 8억대로 형성되어 있어 현재 시세 대비 최대 50% 싸게 입주할 수 있다. 향후 신규 공급은 주변 시세 대비 80% 이하 가격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대상은 혼인신고 한 날로부터 7년 이내인 신혼부부 또는 모집공고일로부터 6개월 이내 혼인신고 예정인 예비 신혼부부다. 부부 모두 공고일 기준 5년 이내 주택을 소유하지 않아야 한다.
이번에 서울시가 대폭 완화한 부분은 신혼부부 소득기준이다. 전용면적 60㎡ 이하는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 120% 이하(맞벌이 가구 180%), 60㎡를 초과하는 경우엔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 150% 이하(맞벌이 가구 200%)라면 공공임대주택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만 공급되므로 자녀가 없는 맞벌이 신혼부부의 경우 월평균 소득 974만원인 가구도 신청할 수 있다.
현행 ‘공공주택 특별법’에 정해진 세대원수별 면적 기준과는 별개로 장기전세주택Ⅱ에는 별도의 면적 기준이 적용돼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도 이번에 올림픽파크포레온 49㎡ 형을 신청할 수 있다. 기존에는 세대원수 1명 35㎡ 이하, 2명은 25㎡ 초과~44㎡ 이하, 3명은 35㎡ 초과~50㎡ 이하, 4명은 44㎡ 초과 형에 입주할 수 있었다.
또 다른 공공임대주택과 달리 장기전세주택은 부동산·자동차 가액만 고려해 고액자산 보유자 입주를 막기 어렵다는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 ‘총자산’ 기준을 도입했다. 앞으로는 부채를 제외한 금융자산 등을 고려한 총자산 6억5500만원 이하 가구라면 장기전세주택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중앙부처의 공공임대주택 자산기준이 3억4500만원인데 서울시 주택, 전세가격 고려해서 1.9배 높인 수준으로 자산기준을 정하게 됐다”고 했다.
저출생 대응을 위한 대책인 만큼 입주 이후 출산하는 가구에 대한 지원은 더욱 강화된다. 자녀 한 명만 출산하더라도 ‘소득·자산 증가와 관계없이’ 재계약(2년 단위) 할 수 있게 된다. 또 올해 5월 발표한 출산 가구에 대한 인센티브도 그대로 적용된다. 자녀를 1명만 출산해도 재계약시 소득기준과 자산기준을 폐지하기로 했다. 다만 첫 계약 기간인 10년 이내에 자녀를 출산하지 않으면 퇴거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장기전세주택Ⅱ 입주자는 유자녀 가구와 무자녀 가구를 구분해 선정한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신혼부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30%에 우선 공급하고, 우선 공급 탈락자를 포함하여 일반공급 대상자를 선정한다.
또 시는 20~30대 초반 젊은 신혼부부의 입주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무주택기간 가점을 폐지하는 대신 ▲서울시 연속 거주기간 ▲청약저축 납입 횟수로 가점을 부여하기로 입주자 선정 기준을 수정했다. 높은 점수순으로 선정하되 동점자는 추첨한다. 사실상 ‘가점 만점자 끼리의 경쟁’이 될 가능성도 크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장기전세주택Ⅱ 서류심사 결과는 오는 8월 9일, 최종 당첨자는 10월 7일에 발표되며, 당첨자는 오는 12월 4일부터 입주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하반기에 장기전세주택Ⅱ를 1000가구 이상 공급하고 장기적으로 공급물량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와 논의 중이다. 한병용 실장은 “국토부와 임대주택 공급 가용 용지를 발굴하고 있다. 인근 노후 공공청사에 대한 개발이라던지, 폐교 용지 개발 등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기존에 장기전세로 공급했던 물량 중 20년 초과된 곳에서 일부 퇴거한 주택을 장기전세주택Ⅱ로도 공급할 예정”이라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동안 소득기준이 너무 엄격해서 저소득층만 혜택을 봐 왔는데, 이번에 국토부와 그런 부분이 잘 협의돼 완화가 됐다”며 “정부에서 도와주면 신규 공급 역시 더 많은 물량을 빠른 속도로 공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서울시는 신혼부부의 빠른 주거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8월 이후에도 장기전세주택Ⅱ 입주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광진구(자양1 177호), 송파구(문정3 35호), 은평구(역촌1 33호), 관악구(봉천 18호), 구로구(개봉 16호) 등에 공급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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