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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족’의 귀환… “돈 꿔줄 때 빚내서 집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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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외곽지역까지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족’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정책상품을 등에 업고 9억원 이하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 자산가들은 토지거래허가제를 빗겨간 반포로 몰리고 있다. 반면 ‘내 집 마련’ 계획이 없거나 형편이 되지 않은 사람들은 또 다시 ‘벼락거지’가 되는 박탈감을 느끼게 될까 우려하고 있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상계동 노원아이파크 전용 180㎥는 지난 월 9억2000만원(11층)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성북구 보문동의 신축 아파트 보문리슈빌하우트도 지난 4월 전용 59㎡가 10억5000만원(14층)에 거래되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강북구 수요동 삼성빌리지는 지난 6월 전용 84㎡가 5억1300만원(2층)에 거래되면서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단지 전경./조은임 기자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단지 전경./조은임 기자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전용 49㎡에 거주 중인 이모(40)씨는 “요즘 조금 더 넓은 집을 인근에서 알아보고 있다”면서 “지금 이 일대 아파트 가격도 오르는 데 타이밍을 놓치면 안될 것 같다”고 했다.

서울 외곽 지역까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젊은 ‘영끌족’들이 다시 움직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3년 전 급등기에 시장을 움직인 건 저금리 대출을 최대로 활용한 20~40대였다. 금리인하가 예고되면서 시장금리가 선제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후반대까지 떨어졌다. 지난 8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혼합형(5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은 연 2.88%다.

정책 상품도 영끌족들의 돈줄이 됐다. 신생아특례대출이 대표적이다. 2023년 이후 아이를 낳은 가구에 한해 9억원 이하 주택에 5억원까지 주택담보대출을 지원하는 정부 상품이다. 일반 대출과 달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지 않고 금리도 최저 1%대로 낮다. 신생아특례대출은 올 상반기에만 6조원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했다.

이번 상승기가 시작된 곳은 강남권이었다.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이지 않은 반포에 신축이 대거 들어서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9월 입주한 래미안 원베일리는 전용 84㎡ 가장 최근 거래가가 42억5000만원(18층)으로 평당 1억2500만원을 기록했다.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전용 112㎡가 지난 4월 57억원(11층)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세웠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집을 사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본래 이번 달 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화비율(DSR)이 강화될 예정이었는데, 이는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사람의 자금여력을 더 틀어막을 수 있는 요인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사실은 매수시점은 지난 1~2월이 가장 좋았다”면서 “집을 사지 못한 사람들 상당수는 현재 고점에서 집을 살 지 말 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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