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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업황이 어려우니까…회복이 언제 될지도 모르겠네요”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더딘 성장세를 보이면서 배터리 업계 부진도 길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초 만해도 하반기부터는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점점 예상 시점이 미뤄지는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부진이 끝나면 본격적인 전동화로 더 큰 성장이 전망되고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10일 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배터리 3사는 영업이익이 일제히 감소할 전망입니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은 세액공제를 빼면 사실상 영업 손실을 기록했고, 삼성SDI도 이익 감소가 전망됩니다. SK온도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부진은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면서 길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유럽지역은 환경 규제 완화로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또 투자를 집중했던 북미 또한 테슬라 등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량이 줄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기존에 진행된 배터리 회사들의 증설로 인한 공급과잉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어려운 상황인 만큼 배터리업계는 허리띠를 조이고 있습니다. 앞다투어 ‘효율경영’을 강조하고 있죠. 특히 비용 절감과 원가 혁신을 최우선에 두겠다는 의지입니다.
엄중한 분위기는 경영진들의 메시지에서도 드러납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구성원들에게 “낭비요인을 줄이자”고 당부했고, 이석희 SK온 사장은 본인 연봉 20%를 반납하겠다고 밝힌 이후 임원들도 연봉 동결에 동참하고 있죠.
이와 함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수익성 방어에 온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수명과 효율이 좋은 고품질 제품,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나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 등의 3원계 배터리 위주로 양산해왔다면 이제는 중저가형 배터리 생산에 나서고, EV용 배터리 뿐만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프랑스 완성차 회사 르노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대규모 공급, 보급형 배터리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고요. 삼성SDI는 북미 전력기업에 ESS 배터리를 대규모 납품하는 성과도 냈습니다. SK온도 LFP 배터리 양산 계획을 발표했고요.
상황이 어렵지만, K-배터리는 지금의 부진만 잘 견디면 더 큰 성장기가 올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신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공급망 다변화에 매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너무 잘되기만 했어요. 오히려 지금 쉬어가며 기술개발에 매진할 환경이 됐습니다.”라고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말합니다. K-배터리의 기술 경쟁력은 확고합니다. 불황을 견디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 육성 정책도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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