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금융감독원이 보험업계와 손잡고 조직형 보험사기 제보를 활성화하겠다며 ‘특별신고기간’을 운영했습니다. 보험사기에 연루된 병·의원과 브로커를 발견하면 금감원과 보험사에 신고해달라며 수천만원 단위의 포상금도 내걸었습니다.
그러나 이 기간, 보험사로 접수된 제보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험업계 내에선 포상금만으로 의료계의 내부고발을 유도하기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10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 동안 민생침해 조직형 보험사기 특별신고기간을 운영했습니다. 신고대상은 보험사기 혐의를 받는 병원 및 브로커입니다. 과잉 처방을 하거나 미용·성형 시술 후 진단 및 처방은 실손 항목으로 기재해 허위로 보험금을 타내는 보험사기 병원과 브로커가 대상입니다.
특별신고기간은 금감원과 보험업계가 함께 운영했습니다. 금감원 보험사기신고센터는 물론, 각 보험사 신고센터를 통한 제보도 받았습니다. 금감원은 제보자가 병원 관계자인 경우 최고 포상금 5000만원을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제보자가 보험사기 의심 병원을 이용한 환자인 경우에도 포상금 1000만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보통 특별신고기간 제보 건수 및 실제 수사 결과 등은 다음 해에 공표됩니다. 다만 이 기간 보험사를 통해 들어온 제보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선비즈는 대형 생명보험·손해보험 5개 사에 특별신고기간 들어온 제보 건수에 대해 문의했습니다. 2개 사는 “제보가 아예 없었다”고 말했고 3개 사는 “거의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금감원이 특별신고기간 동안 도심 지역과 대중교통 수단 등을 통해 홍보했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입니다.
보험업계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 당연하다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특별신고기간은 병원 내부자 및 브로커의 고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하지만 의료계 종사자가 조직을 고발했을 때 따라다닐 평판을 고려하면 내부고발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한번 ‘배신자’ 꼬리표가 붙으면 좁은 의료계에서 다시 취업하기 어려울 테니 보험사기 병원 직원들이 내부고발을 꺼릴 것이란 설명입니다.
보험업계는 경찰과 같은 수사 당국 차원에서 조직형 보험사기 대응에 힘을 실어주는 게 범죄를 적발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평소에도 조직형 보험사기를 적발하기 위해 자체 조사하고 자료를 모은다”며 “이 자료를 바탕으로 수사 당국이 강제수사에 활발히 나서준다면 보험사기를 더욱 쉽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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