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가 젊어지면서 골프웨어도 바뀌고 있다. 70년 역사를 가진 골프웨어 브랜드 먼싱웨어가 다채로워진다.
10일 서울 이태원동에 위치한 ‘하우스 오브 먼싱’은 미국 대저택을 연상시켰다. 입구로 들어서니 여기저기 채도 높은 컬러와 아메리칸 스포츠 무드의 프레피룩이 눈에 띈다. 탁색을 주로 사용하던 기존 먼싱웨어의 느낌은 찾아볼 수 없다.
이날 공개된 먼싱웨어의 2025 S/S 컬렉션은 1955년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탄생한 아메리칸 컨셉에 기반했다. 클래식과 캐주얼이 공존하는 세련된 이미지를 만든 것이다. 내년 70살을 맞는 먼싱웨어가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다.
로고플레이도 적극 활용했다. 최근엔 리브랜딩과 함께 로고를 없애는 브랜드가 많지만, 먼싱웨어는 시그니처 펭귄 심볼을 과감하게 강조했다. 먼싱웨어 레터링 로고도 디자인을 다양화해 여러 제품에 녹였다.
최근 골프업계는 ‘가성비’와 ‘프리미엄’ 시장으로 나뉘며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팬데믹 시기에 2030 사이 골프 수요가 크게 늘며 생긴 신생 브랜드들은 앤데믹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반면 ‘하이엔드’, ‘초고가’ 라인을 내세우는 일부 브랜드는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 2022년 론칭한 초고가 럭셔리 골프웨어 브랜드 필립플레인골프의 올해 1~2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5.3% 늘었다. LF는 헤지스골프도 최고급 소재를 앞세워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해 베트남 등 해외 시장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약 40%의 신장세를 기록했다.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캐쥬얼 골프웨어 브랜드 ‘더블플래그’에도 힘을 실어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하기도 했다.
업계는 골프웨어 브랜드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포지션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후 급격하게 유입된 골퍼들이 반짝 나타난 뒤 많이 이탈하고 있다”며 “브랜드 가치를 소비자에게 명확히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할 때”라고 분석했다.
이에 먼싱웨어도 오랜 시간 들여서 브랜드 리뉴얼을 마쳤다. 먼싱웨어 관계자는 “이번 리브랜딩의 핵심은 최근 골프와 일상을 겸하는 소비자 변화에 발맞춰 브랜드 방향성을 완전히 새롭게 재정비하고, 디자인 변신을 통해 소비자 연령대 저변을 확장하는 것”이라며 “오랫동안 공을 들여 준비했다”고 전했다.
그간 먼싱웨어는 5060 골퍼를 타깃으로 그레이나 블랙, 화이트 컬러를 이용하고 눈에 띄는 포인트를 많이 주지 않았다. 골퍼 연령층이 높았기 때문에 주로 무난한 디자인을 가져갔다. 그러나 먼싱웨어가 선보인 2025 S/S 컬렉션은 그레이, 블랙, 화이트 위주의 톤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진입장벽을 허무는 엔트리 브랜드도 함께 선보였다. 먼싱웨어는 3040 남성 골퍼를 겨냥한 신규 라인 ‘펭귄 바이 먼싱웨어’를 공개했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젊은 남성 골퍼를 공략해 신규 고객을 유입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라이프스타일 의류와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어, 아침에 입고 나간 옷 그대로 저녁에 골프를 치러 갈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먼싱웨어 관계자는 “최근 골프업계에 이탈자가 생긴 것은 맞지만, 그럼에도 코로나19 시기 동안 일부 젊은 층이 많이 유입된 것은 사실”이라며 “골퍼 연령대와 스타일이 젊어짐에 따라 브랜드 팬덤이 새롭게 재편돼 신규 소비자 발굴 및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브랜드를 재정비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먼싱웨어는 국내 골프웨어 시장이 재편되면서 필드와 일상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관계자는 이어 “골프를 보다 가볍게 접근하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웨어 니즈가 더욱 더 분명해질 것”이라며 “이번 브랜드 정비를 통해 소비자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하며 아메리칸 헤리티지 골프웨어의 기준을 제시하고 프리미엄 골프웨어로서 입지를 다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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