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는 한국 기업들이 성장을 위해서라면 리스크도 감수할 만큼 대규모 투자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S&P는 10일 ‘한국 기업 전망 : 성장 이전의 고통’ 보고서를 내고 “수출 수출 중심의 중간 규모 시장에 기반을 둔 한국 기업들은 무역 전쟁과 공급망 차질에 크게 노출됐다. 이 새로운 성장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준홍 S&P의 상무는 “성장을 위해 리스크를 감수하는 분위기가 한국 기업 부문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며 “기업들의 신용등급 추이가 다소 부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채권 투자자들의 리스크 익스포져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수 기업들의 투자와 레버리지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신제품 출시 또는 신사업 진출과 맞물려 수익증대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며 “SK하이닉스의 경우처럼 리스크 감수가 큰 보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처럼 공격적인 사업 확장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SK그룹은 반도체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 외에도 이차전지 및 소재 사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차입금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제열 S&P 이사는 “한국 기업들의 최근 리스크는 비지니스 펀더멘털 강화를 위한 노력이 재무지표 약화로 이어지는 상황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짚었다.
국내 전기차 산업이 투자와 성장 간의 중대한 기로에 놓여있다고 봤다. 이차전지의 장기적인 성장 전망은 여전히 밝지만,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시점에 전기차와 배터리의 매출 성장률이 예상을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의 레버리지 비율 상승 위험을 주목했다. 양사 모두 이차전지와 이차전지 소재 생산설비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지만, 글로벌 매출 성장이 둔화하는 흐름이다.
박 상무는 “현재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는 섹터별로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반도체와 자동차 부문은 향후 12개월 동안 견조한 실적을 지속하겠지만 화학, 이차전지, 철강 부문은 신용지표 압박이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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