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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홍 모씨(43)는 4년 넘게 집에서 쉬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때부터 놀기 시작했는데, 오전에는 주식을 하고 오후에는 그냥 집에서 누워 있다”는 것이다. 서울 은평구에서 우동가게를 하다가 접은 문 모씨(37)는 “작년에 가게 문 닫고 1년 반째 쉬고 있다. 소비는 줄이고, 오피스텔 월세로 120만원을 받으면서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특별한 질병이 없으면서도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가 1년 전 보다 12만 9000명(5.7%) 늘어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쉬고 있는 인구는 20대(10.6%), 30대(11.4%) 40대(13.7%) 등에서 크게 늘었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 동향’은 차갑게 식은 내수경기로 인한 고용 한파를 체감하게 하는 수치들로 가득했다. 특히 고령층 중심의 취업자 확대 속에 청년층의 고용 둔화가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표면적으로 나타난 지표 보다 ‘고용의 질’ 측면에서는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90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9만6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 들어 취업자 증가 수는 △1월 38만명 △2월 32만9000명 △3월 17만3000명 △4월 26만1000명 등으로 불규칙한 흐름을 보이다가 5월(8만명) 들어 10만명대가 무너졌다.
실업자 수는 1년 전보다 5만명이 늘어나 85만7000명이었고, 실업률도 0.3%포인트 올라 2.9%에 달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폭염 등 일시적 요인이 취업자 증가를 일부 제약했고, 건설업과 자영업자 고용 감소 등 부분적으로 어려움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청년 취업자 20개월째 감소…’쉬었음’ 13만 늘어
무엇보다 6월 성적표는 ‘고용의 질’에서도 과제를 남겼다. 연령별 취업자 증가 수를 보면 60세 이상에서 25만8000명 증가한 반면 20대와 40대 취업자는 각각 13만5000명, 10만6000명 줄어들었다. 15~29세 취업자도 전년보다 14만9000명 감소하며 20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청년실업률(6.2%)도 6%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자영업·소상공인은 고금리·고물가가 몰고 온 고용한파의 중심에 내몰렸다. 지난달 비임금근로자는 12만7000명 줄어 5개월째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가운데 ‘1인 사장’인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3만5000명 줄었다. 내수 부진이 자영업자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지면서 고용시장 전반적으로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최 부총리는 “정부는 경각심을 갖고 관계부처가 함께 고용상황을 보다 면밀히 점검해 대응해 나가겠다”며 “수출 중심 경기회복 흐름이 고용과 민생 개선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내수 활성화 노력을 배가하고, 맞춤형 일자리 대책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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