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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밸류업 속도 내지만 기업은행은 ‘감감무소식’…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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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을지로에 있는 IBK기업은행 본점. / 사진제공=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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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밸류업 속도 내지만 기업은행은 ‘감감무소식’…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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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이용우 기자] 금융지주들이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맞춰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지만, IBK기업은행만 감감무소식이다. 이런 이유로 기업은행 주가는 다른 금융지주의 신고가 소식과 비교해 저평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대주주가 정부로, 배당 정책을 다른 금융지주처럼 이사회 결정만으로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정부 의지에 따라 기업은행 밸류업 동참도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정부가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방안에 힘쓰고 있지만 정작 기업은행에서만 조용하다.

정부는 7월 3일 ‘역동경제 로드맵’을 발표하며 상장기업이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으로 주주환원을 늘리면 법인세를 인하하고, 밸류업에 동참한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배당소득세 부담도 낮춰주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밸류업에 적극 동참하길 바라는 입장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도 같은 달 5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기업들이) 주주 배당을 확대하거나 주주환원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인터레스트(이해관계)를 맞춰 놨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기재부 1차관을 지내며 밸류업 세제 부문을 총괄했다.

은행권에서는 오랜 기간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유지하는 등 저평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탓에 이번 정책에 호응하는 분위기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국내 4대 금융지주들은 배당 확대만 아니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진행하고 있다. 지방금융지주인 BNK·JB금융지주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에 투자자들이 은행주 매수에 나선 상황인데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은 7월 5일 종가 기준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금융지주들에 비하면 기업은행은 배당 확대 외에 특별하게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업은행의 현금배당성향을 보면 △2021년 25.78% △2022년 28.70% △2023년 29.39% 등으로 매년 높아졌다. 배당성향은 기업 이익 중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몫의 비율로, 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눠 구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4대 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은 우리금융 29.82%, 하나금융 29%, KB금융 25.3%, 신한금융 24.87% 등으로 기업은행보다 낮았지만, 금융지주들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으로 배당성향을 지속해서 키워왔다.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5717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주환원율을 37.7%로 높였다.

특히 KB금융은 2022년부터 분기배당을 했고, 분기별 균일지급도 결정했다. 현재는 4대 금융지주가 모두 분기배당에 동참하고 있다. 주주들에게 장기 투자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

기업은행은 1년에 한 번만 배당하는 결산배당을 유지 중이다. 이에 기업은행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사라지는 올해 배당락일(3월28일)에는 주가가 5.68% 하락했고, 여전히 주가는 배당락일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 주가는 분기배당으로 배당락일에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이 사라졌다.

기업은행은 배당과 관련해선 정부의 배당협의체에서 협의한 뒤 결정하기 때문에 다른 금융지주처럼 이사회 결정만으로 배당을 확정할 수 없는 제약이 크다고 전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에 효율적으로 대출한다는 설립 목적과 자본적정성 유지 기준에서 기존 은행과 차이가 있어 다른 금융지주와 같은 수준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정부 외의 주주에게 우선 배당할 수 있다. 이때도 순이익의 25%를 적립하고 남은 이익에서 해야 한다. 시중은행의 이 기준은 순이익의 10%로 훨씬 낮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분기배당 도입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과 관련해 “현재 확정된 계획은 없다”며 “금융위의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에 따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 수립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le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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