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의 국내 판매(딜러)권을 따기 위해 2년여간 논의를 이어온 대성산업이 최종 딜러 계약에 실패했다. 대성산업은 사업을 위해 서울 성수동 건축 허가까지 딸 정도로 적극적이었는데, BYD 측이 막판에 계약을 튼 것으로 전해진다. 대성산업은 수도권 딜러 탈락 이후 대구와 부산 딜러권 확보를 시도했지만, 이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에너지 전문 기업 대성산업은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렉서스 딜러 출신 임원을 선임해 2022년부터 BYD 측과 접촉해 국내 사업을 타진했다.
BYD는 국내 딜러권과 관련해 대성산업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지만, 본사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6개월씩 계약을 미루면서 2년여를 끌었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 3월 BYD 측의 요청으로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과 왕첸푸 BYD 회장의 최측근인 류쉐량 BYD 아시아태평양 승용차 부문 사장이 만찬을 했다.
식사는 3시간이나 이어질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류 사장은 김 회장에 “우리는 식구니, 함께 한국에서 사업을 하자”는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류 사장은 대성산업을 ‘영원한 파트너’ 등으로 불렀다.
그러나 지난 4월 1일 조인철 미니코리아 총괄본부장이 BYD코리아 사장으로 선임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BYD는 수도권 딜러로 대성산업을 배제하고 메르세데스-벤츠 딜러인 한성자동차, BMW 딜러인 도이치모터스, 삼천리모터스, 극동유화그룹 계열사 포르셰 딜러 세영모빌리티 등을 선택했다.
업계는 BYD가 수입차 사업 경험이 많은 한성, 도이치 등과 손을 잡는 게 한국 시장 공략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본다. 또 조 사장은 2009년 BMW그룹코리아에 입사해 올해까지 대외협력 이사, 미니 총괄 등을 역임했다. 도이치, 삼천리가 BYD의 딜러로 선정된 데 조 사장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에너지 사업에서 대성산업과 경쟁 관계에 있는 삼천리는 2017년부터 BMW 딜러 사업을 하고 있다.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은 1942년생으로, 창업주 김수근 선대회장의 장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딜러 탈락으로 고령의 회장이 적잖은 충격을 받아 전기차 사업을 준비하던 팀을 심하게 질책했다”며 “해당 팀은 BYD 딜러 탈락 이후 해체 수순을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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