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야스 주가가 이달 들어 20% 넘게 떨어졌다. 2대주주인 LG디스플레이(LGD)가 갑자기 보유 주식 일부를 대량 매도한 여파다. OLED 디스플레이 패널용 증착 장비 제조사인 야스는 그동안 매출의 95% 이상을 LG디스플레이와의 거래에서 올렸다. 매출이 집중됐었던 탓에 LG디스플레이의 갑작스러운 주식 매각이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 단일 매출원 LG디스플레이의 블록딜에 주가 출렁
9일 야스는 2.94% 하락한 8580원에 마감했다. 전날엔 11% 넘게 급락했다. 7월 들어 이날까지 20.7% 하락했다.
LG디스플레이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 소식이 결정타였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5일 장 마감 후 야스 주식 28만6000주를 시간 외 대량 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처분 가격은 주당 8475원으로, 총 24억2385만원 규모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의 야스 지분율은 15.32%에서 13.13%로 2.19%포인트 낮아졌다.
야스는 LG디스플레이 덕에 성장한 회사로 평가받는다. 2002년 설립된 야스는 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기와 증발원 등 증착 장비를 만드는 회사다. 2017년 9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야스는 상장 당시 LG디스플레이를 주요 고객사로 뒀다는 점이 투자 매력 중 하나로 꼽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0년 OLED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야스에 100억원의 지분 투자를 했다. 상장일 기준 정광호 창업주(지분율 47.46%)에 이은 2대주주(15.47%)였다. 이후 이번 블록딜 전까지 단 한 번도 주식을 팔지 않고 15%대 지분율을 유지했다.
2016~2017년 LG디스플레이는 야스의 단일 매출원(매출 의존도 98~99%)이었다. 최근에도 전체 매출에서 LG디스플레이 비중이 95%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야스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말할 수 없지만, LG디스플레이 비중이 95%가 넘는다”고 했다.
◇ 상장 때부터 나왔던 매출처 다변화 지적… LG디스플레이 적자 지속에 야스도 휘청
LG디스플레이에 대한 높은 단일 의존도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부터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서 판매량이 급격히 줄었다. 2022년 2조850억원 영업적자로 전환한 후 2023년에도 2조510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9년 발표했던 10.5세대 OLED 신규 시설투자도 당초 지난해 3월 마무리해야 했지만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2028년 3월로 미뤘다. 증권가에선 LG디스플레이가 올해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LG디스플레이의 부진은 야스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야스는 2022년 48억원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5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이 35억원에 달했다.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지나친 매출 의존도는 상장 전부터 취약점으로 꼽혔다. 2017년 야스 상장을 주관한 한국투자증권은 당시 투자설명서에서 “매출처 다변화가 원활하지 않거나 향후 LG디스플레이의 설비 투자 규모가 축소될 경우 당사의 경영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야스는 상장 후에도 매출원 다각화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야스의 2023년도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수주계약 현황에 따르면, 수주총액 716억원 중 약 400억원이 LG디스플레이로부터 나왔다. 약 60%에 달하는 수준이다.
향후 LG디스플레이가 수주를 줄이거나 추가 지분 매도를 한다면 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주 사이에 나온다. 그러나 야스 관계자는 “수주와 이번 (LG디스플레이의) 지분 매도는 큰 상관이 없다”며 “매출 다각화를 위해 다른 패널 업체 등과 영업활동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이달 24일부터 시행되는 ‘블록딜 사전 공시’에 앞서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이란 관측도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같은 날 야스 외에 LED 패키지 기업 우리이앤엘, 디스플레이 전문업체 아바텍 지분도 함께 블록딜로 처분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들 기업에 매도 목적 등을 공유하지 않고, 매도 수량만 당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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