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테슬라가 안방인 미국에서 처음으로 분기 점유율 50%를 밑돌았다. 현지 전기차 시장 규모가 두 자릿수 확대됐으나 불구하고 홀로 판매량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기존 라인업을 고수하는 가운데 경쟁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최신형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고 있는데다 중국산 배터리 탑재로 세액공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입지가 위축되고 있다.
10일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테슬라의 2분기(4~6월)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49.7%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59.3%)과 비교해 9.6%포인트 하락한 수치이다. 분기 점유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최초다. 2분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6.3% 감소한 17만5000대로 추정된다. 이는 테슬라 글로벌 판매량을 기준으로 추산한 수치이다. 앞서 테슬라는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4.8% 축소된 44만4000대를 판매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같은 기간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11.3% 두 자릿수 확대됐다는 점에서 테슬라 시장 장악력이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는 평가이다. 해당 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 규모는 33만 대로 집계됐다.
업계는 미국 전기차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된 데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테슬라를 제외한 거의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를 대표하는 그룹인 자동차 혁신 연합(Alliance for Automotive Innovation)이 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 시장에서는 100개 이상 전기차가 판매되고 있다. 모델의 공급과 다양성이 증가함에 따라 가격이 하락해 구매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콕스오토모티브는 “몇 년 전만 해도 테슬라에는 경쟁자가 그리 많지 않았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 완성차 업체들이 300마일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으며 이들 모델은 테슬라 전기차의 성능과 동일하거나 초과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서비스 네트워크 역시 테슬라 판매량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규모 서비스 네트워크를 토대로 유지보수와 수리를 즉각 제공할 수 있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하는 전기차를 선택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판매 라인업 노후화도 문제로 지적된다. 최신형 전기차 모델들의 등장으로 지난 2020년 판매를 시작한 브랜드 베스트셀링카인 모델Y는 업계 표준 구식 전기차 모델로 분류된 상태이다.
현지 세액공제 정책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보급형 세단 모델3는 지난 1월 중국산 배터리 부품을 활용했다는 이유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테슬라는 지난 5월 모델3 항속형 모델의 배터리 원산지를 교체했지만,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 장려금은 여전히 테슬라보다 9배가량 월등히 높은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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