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코스닥시장 신규 상장을 위한 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접수한 뒤 승인이 나오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역대 최장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례 상장에 도전하는 기업이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흥국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상장 청구서를 낸 뒤 심사를 거쳐 승인을 받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55일이다. 2021년 89일에서 2022년 119일, 2023년 127일 등으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시장별로 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은 신규 상장 청구 뒤 승인을 받기까지 67일 걸렸다. 2019년 64일 이후 가장 빨랐다. 반면에 코스닥시장은 승인까지 평균 168일이 필요했다. 지난해보다 38일가량 늘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특례상장 방식으로 코스닥시장 입성에 도전한 기업이 늘어난 영향으로 봤다. 코스닥시장 상장 심사를 받는 기업 중 특례상장 기업의 비중은 올해 상반기 59.3%로 2022년 45.5%, 2023년 41.6%를 10%포인트 넘게 웃돌았다.
최 연구원은 “특례상장 요건이 기술전문평가에 더해 이익 미실현 요건(테슬라 모델), 사업모델 전문평가, 성장성 추천 등으로 다양해지는 상황”이라며 “올해는 기술전문평가 기업의 신규 상장이 집중되고 있는데, 심사 절차상 일반 기업보다 전문가 회의 등이 추가되는 만큼 심사 승인이 오래 걸린다”고 했다.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말 ‘상장예비심사 지연 해소를 위한 방안 마련 및 시행안’을 발표한 만큼 앞으로 상장 승인까지 걸리는 기간이 줄어들 것으로 최 연구원은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또 올해 하반기까지 기업공개(IPO) 시장에 훈풍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 상장 기업 수는 29개로 지난해 동기 31개보다 줄었지만, 연간으로 보면 올해 86개 기업이 주식시장에 입성해 지난해 기록(82개)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최 연구원의 설명이다.
최 연구원은 공모 규모도 지난해 연간 3조9000억원에서 올해 6조4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최근 상장 청구서를 접수한 케이뱅크까지 점점 커지고 있는 시가총액과 공모 규모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2025년부터 2026년까지 신규 상장 예정 기업들의 연내 청구서 접수로 다가오는 풍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업의 희망 공모가 대비 확정 공모가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지만 조금씩 안정화하고 있다”며 “높아진 공모가에도 지난해 반등한 수익률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공모주 펀드로 자금 유입도 연초부터 꾸준히 지속되고 있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시장의 모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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