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인공지능(AI)산업 성장에 따라 전력 사용량이 늘면서 관련 인프라시장이 구조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최근 들어 AI전력 인프라 관련 핵심종목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가 다수 출시되며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
9일 국내 ETF시장에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와 ‘KODEX AI전력핵심설비’,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AI인프라액티브’ 등 AI전력 인프라 관련 상품 3개가 동시에 상장했다.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는 미국의 핵심 전력인프라업체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원자력과 풍력발전뿐 아니라 송배전, 데이터센터, 전력효율화 관련 가치사슬(밸류체인) 종목이 담겼다.
포트폴리오는 10개 종목으로 구성되는데 미국 원자력발전 매출 1위인 콘스털레이션에너지(Constellation Energy)와 풍력 발전설비 매출 1위인 GE버노바(GE Vernova)가 눈에 띤다.
콘스털레이션에너지 주가는 올해 들어 실적 개선 기대감 등에 100달러 안팎에서 200달러 수준으로 뛰었다.
GE버노바는 4월 GE에너지사업부에서 분사해 독립 상장기업으로 공식 출범했다. 주가는 4월 초 분사 당시 140달러에서 176달러 수준으로 상승했다. 국내 경쟁사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꼽힌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밖에도 데이터센터 전원 및 냉각서비스업체 ‘버티브(Vertiv)’, 네트워크 고대역폭설비업체 ‘아리스타네트웍스(Arista Networks)’, 데이터저장장치업체 ‘퓨어스토리지(Pure Storage)’ 등 각 분야에서 1위를 달리는 기업으로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 포트폴리오를 채웠다.
KODEX AI전력핵심설비는 미국이 아닌 국내 전력설비 핵심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 국면에서 수혜 가능한 한국 전력설비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꾸렸다.
LS그룹,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비중만 70%에 이른다. 이들은 해외 매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전력 수요 확대에 따른 장기 호황이 전망된다. 이밖에 대원전선, 제룡전기, 일진전기 등도 포트폴리오에 담겼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AI인프라액티브는 반도체를 포함해 전략기기, 네트워크 등 AI 인프라 전반의 종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보면 SK하이닉스, 테크윙,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이수페타시스 등 반도체와 네트워크 핵심 가치사슬에 해당하는 업체가 담겼다. 액티브 상품인 만큼 자체 운용을 통해 추가 수익률을 노리는 것이 특징이다.
이미 상장돼 시장에서 거래 중인 AI인프라 관련 ETF 상품도 있다.
대신자산운용은 6월18일 ‘DAESHINE343 AI반도체&인프라액티브’를 상장했다. 현재 삼성전자, HD현대일렉트릭, SK하이닉스, 피에스케이, 네오셈, 유진테크 등 반도체업체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됐다.
AI인프라 관련 상품 출시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자산운용은 미국 전력 인프라 관련주에 투자하는 ‘SOL 미국AI전력인프라’의 16일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등 디지털 인프라 기술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인 ‘버티브홀딩스(VRT)’와 원자력 발전 1위 기업인 ‘콘스텔레이션에너지(CEG)’ 등이 포트폴리오에 담긴다.
인공지능산업 발전에 따른 글로벌 인프라시장 확대 기대감이 관련 상품 출시를 이끄는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관련 전력 수요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 사례를 보면 AI 기능을 활용한 검색 전력 소모량은 6.9~8.9Wh(와트시) 수준으로 일반 검색과 비교해 23~30배 더 많은 전력이 소모된다
.
이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 등 미국 기술기업들은 에너지기업과 직접 전력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력 확보를 위한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력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노후화한 송배전망 등의 교체수요가 지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AI산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IT섹터를 중심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던 AI테마는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면서 생산성과 수익성의 수혜가 가능한 업종들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수요 성장이 예상되는 전력 인프라, 데이터센터 등의 업종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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