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 언팩(제품 공개)이 6년 만에 유럽으로 자리를 옮겼다. 파리올림픽 후원사로서 ‘올림픽 특수’를 누리기 위해 예년보다 개최 시기도 앞당겼다. 라이벌 애플과 모바일 시장 왕좌를 두고 치열하게 대결 중인 가운데 언팩에서 세계 최초 인공지능(AI) 폴더블폰을 선보여 주도권을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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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 특수 노리는 갤럭시 언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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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10일 오후 3시(현지시각)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아래 위치한 ‘카루젤 뒤 루브르(Carrousel du Louvre)’ 쇼핑센터에서 언팩울 잔향해 차세대 폴더블폰(접이식 휴대폰) ‘갤럭시Z플립6’와 ‘갤럭시Z폴드6’를 비롯해 반지형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갤럭시 링’, 스마트 워치 ‘갤럭시 워치7’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유럽 갤럭시 언팩은 2018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 이후 6년 만이며 프랑스 파리에선 처음으로 열린다. 2024 파리 올림픽 때문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만큼 갤럭시 라인업을 알리는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파트너인 삼성전자는 언팩을 IOC의 공식 후원 행사로 준비했다. 통상적으로 진행하던 신제품 공개를 넘어 올림픽 체험관, 올림픽 개막식·경기 생중계 등 올림픽 연계 마케팅을 선보일 계획이다.
가장 주목받는 건 6세대 폴더블폰인 ‘갤럭시Z플립6’와 ‘갤럭시Z폴드6’다. 글로벌 IT 팁스터(정보 유출자)들에 따르면 갤럭시Z6 시리즈는 스마트폰의 두뇌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경우 스냅드래곤8 3세대를 탑재하고 AI까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Z 시리즈는 8GB램을 장착했지만 이번엔 폴더블폰 특화 ‘갤럭시 AI’를 구현하기 위해 갤럭시Z플립 시리즈 중 최초로 12GB램이 예상된다.
이번 갤럭시 언팩 테마는 ‘갤럭시 AI가 여기에 있다'(Galaxy AI is Here)일 정도로 AI를 전면에 내세웠다. 올해 초 갤럭시S24를 출시하며 AI 스마트폰 시대를 연 데 이어 AI 폴더블폰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폴드는 좌우로 접히고 플립은 조개처럼 상하로 접히는 외형인 만큼 제품 디자인 특성을 활용한 전용 AI 기능이 추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작과 비교해 더 가볍고 얇아질 전망이다.
갤럭시Z폴드6는 전작보다 1mm 얇아진 12.1mm, 무게는 14g 가벼워진 239g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용량도 300밀리암페어시(mAh) 늘어난 4000mAh가 유력하다. 갤럭시Z플립6의 경우 배터리 용량이 3700㎃h에서 4000㎃h로 개선되고 접었을 때 두께는 14.9㎜로 전작과 견줘 0.2㎜ 더 줄어들 전망이다.
가격은 약 10만원 비싸질 것으로 보인다. 용량에 따라 갤Z플립6와 갤Z폴드6의 최고가는 각각 165만원, 300만원을 넘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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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모바일 시장 주도권 확실하게… 애플·중국 따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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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언팩은 하반기 모바일 시장 주도권을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다. ‘실시간 통화 통역’이나 ‘채팅 어시스턴트’ 등을 탑재한 AI 폴더블폰을 바탕으로 애플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포부다.
경쟁사들은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AI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7월 개발한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 ‘에이잭스'(Ajax)를 바탕으로 음성 비서 ‘시리'(Siri)의 AI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새로운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가 내년 봄 시리의 획기적인 업그레이드를 이끌 전망이다. 올해 가을 선보이는 아이폰16도 AI를 장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폴더블폰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폴더블폰 관련 특허를 신청한 까닭에 IT업계 안팎에선 애플이 내년 중 폴더블 아이폰까지 내놓을 수 있다는 시각이 많지만 폴더블폰 힌지(접힐 때 생기는 주름) 문제가 아직 풀리지 않아 출시 시기가 더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AI 스마트폰과 폴더블폰 선구자라는 위상을 공고히 하려면 이번 언팩에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고 판단한다. 전 세계인들의 축제 올림픽 바람을 타고 삼성 폴더블폰의 우수성을 선명하게 전달해 애플과의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안방인 폴더블폰 시장에 애플이 가세한다면 쉽지 않은 싸움이 예상된다.
최근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이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드는 것도 고민거리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이들 기업 공세에 맞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다지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언팩은 사상 최초 국내에서 열렸다”며 “폴더블폰 종주국으로서 우수성을 강조하기 위해 한국에서 언팩을 진행했지만 이번엔 파리 올림픽을 통해 갤럭시의 우위를 만천하에 제대로 알리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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