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다. 절대반지 ‘갤럭시 링’을 선보여 모바일을 넘어 미래 먹거리 개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기존 스마트워치 ‘갤럭시 워치’를 출시해 애플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던 삼성전자는 갤럭시 링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시장 1위 애플 역시 헬스케어 시장을 내줄 수 없는 만큼 치열한 맞대결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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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만 집중한 갤럭시 링, 수면 관리에 최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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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10일(현지시각) 갤럭시 언팩(제품 공개)을 프랑스 파리에서 열고 갤럭시Z폴드6·플립6는 물론 갤럭시 링과 갤럭시 워치7과 갤럭시 워치 울트라 등 헬스케어 제품을 공개한다. 모바일 시장에서 선도 사업자로 자리잡았지만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심혈을 기울여 만든 삼성전자 첫 반지형 웨어러블 기기 갤럭시 링은 기존 헬스케어 시장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갤럭시 워치의 헬스케어 기능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수면 상태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기능이 핵심으로 꼽힌다. 갤럭시 워치와 같이 신체와 닿는 면에 온도·진동 센서를 갖췄다. 손가락은 손목과 비교해 모세혈관이 집중돼 있고 더 피부와 밀접한 만큼 생체 정보를 정밀하게 수집할 수 있다. 스마트 워치보다 가벼워 긴 시간 착용하는 데 거부감이 덜하다.
갤럭시 링 센서는 심박수, 혈압, 산소포화도, 수면 품질, 생리 주기 등을 측정한다. 카카오톡이나 문자 알림 같은 부가기능을 빼고 순수한 헬스케어 기기로서 강점을 극대화한 것이다.
아울러 스트레스와 사용자의 코골이 습관 등도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갤럭시 링 착용 후 연동된 스마트폰을 잠자리 근처에 놓은 채 수면을 취하면 코를 골 때 스마트폰이 녹음하고 시간대가 표시된 오디오 파일 형태로 저장한다. 사용자는 잠을 자는 도중 언제, 얼마만큼 코를 골았는지 파악이 가능하다.
잠을 잘 때 통상 시계를 차지 않는 상황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갤럭시 링은 수면 관리에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링은 다음달 출시될 예정인데 출고가는 300~350달러(약 41만원~48만원) 정도다. 헬스 기능을 전부 이용하려면 헬스케어 서비스를 별도 구독해야 하고 월 구독료는 10달러(약 1만3600원) 이하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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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워치도 한 단계 ‘업’… 애플과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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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워치도 성능 개선이 눈에 띈다. 신제품에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웨어러블 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W1000’이 적용된다. 기성 제품과 견줘 애플리케이션 실행 속도는 최대 2.7배 나아졌고 전력 효율도 높아 기존 제품 대비 사용성이 향상될 전망이다.
갤럭시 워치는 갤럭시 링보다 제품 크기가 큰 까닭에 다양한 센서를 탑재할 수 있어 건강 정보를 비롯해 운동과 행동 추적에 유리하다. 이번 갤럭시 링은 공간상 문제로 GPS를 탑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지만 갤럭시 워치는 GPS를 바탕으로 러닝, 마라톤, 골프 등에서 강점을 지닌다.
갤럭시 워치의 바이오액티브 센서는 측정 기능이 정확해진 것은 물론 새로운 건강관리 기능도 추가된다. 바이오액티브 센서는 PPG(광학심박센서), ECG(전기심박센서), BIA(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센서) 등 3가지 센서를 통합한 칩셋으로 2021년 갤럭시 워치4부터 해당 센서를 갖춰 체성분·심박·혈압·심전도를 측정하고 있다.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최종당화산물’까지 측정할 수 있다. 최종당화산물이 체내에 축적되면 당뇨병 및 그 합병증, 심혈관 질환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종당화산물을 알 수 있다면 생물학적 나이를 평가하고 노화 방지 및 건강 관리를 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출고가는 갤럭시 워치 7은 32∼38만원대, 갤럭시 워치 울트라는 80만원대로 예상된다.
앞으로 삼성전자는 갤럭시 링과 갤럭시 워치를 토대로 헬스케어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부정맥 발견, 수면 건강, 당뇨 예측, 혈당 레벨 측정 등 다양한 센서 및 알고리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스포츠 챌린지 플랫폼 ‘릴리어스’, 심전도 인공지능 기업 ‘메디컬에이아이’ 등이 삼성전자와 헬스케어 산업에서 발을 맞추기로 했다.
이에 맞서 애플도 하반기에 ‘애플워치 10’을 출시할 예정이다. 개선된 하드웨어 센서를 탑재, 고혈압 및 수면 무호흡증 감지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2015년 최초의 스마트 워치 ‘애플워치’를 선보이며 해당 시장의 선도 사업자다. 최근 의료데이터를 관리하는 플랫폼 사업과 웨어러블을 활용한 건강 데이터 수집을 병행하는 중이다. 모바일헬스, 웨어러블 기기, 원격진료, 개인맞춤형 의료 등 디지털 헬스케어 전 분야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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