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 1000억 넘게 늘어
석 달 치 이자만 1500억 육박
금리 인하 기대에 그나마 축소
국내 카드사들이 1년 안에 갚겠다고 약속하며 외부로부터 빌려 온 단기차입금이 5조3000억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운영을 위해 받은 급전 대출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이에 따른 이자 부담이 올해 들어 석 달 동안에만 1500억원에 육박하며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지만, 금리 인하 기대감에 그 규모가 점차 줄면서 그나마 짐을 더는 모양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 등 국내 카드사 8곳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단기차입금 잔액은 총 5조35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1084억원) 늘었다.
기업의 차입이 늘었다는 건 경영 과정에서 외부 수혈 자금에 대한 의존이 커졌다는 뜻이다. 차입금은 기업이 운영자금이나 투자금을 조달하고자 외부 기관으로부터 빌린 돈을 의미한다. 그 중에서도 단기차입금은 회사가 빌릴 때 1년 안에 갚을 것을 약속하고 빌리는 금액이다.
카드사별로 보면 KB국민카드의 단기차입금은 1조920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3.1% 증가하며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우리카드는 1조6050억원을 기록하며 국민카드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컸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당사의 단기차입금은 전년 대비 소폭 비중이 늘었으며, 차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적정 발행만기와 단기 차입비중 관리로 차입부채 만기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우수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부채 만기구조를 유지하고 차입 포트폴리오 다변화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롯데카드는 같은 기간 2.0% 줄어든 735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는 각각 5951억원, 2000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35.8%, 233.3% 늘었다.
신한카드는 2146억원, 하나카드는 850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26.0%, 89.4% 감소했다. BC카드는 1년 전까지만해도 단기차입금이 1613억원 있었으나, 지금은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BC카드 관계자는 “올해 1분기 기존 단기차입금을 상환하면서 카드사 중 유일하게 단기차입금이 없었다”며 “여신전문금융채 금리 등 유동성 지표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장기적 관점의 자금 운용 등 체계적인 관리를 하고 있는 점이 주효했던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단기차입에 따른 이자 부담이다. 그래도 금리 인하가 점쳐지면서 비용 압박은 다소 줄어드는 형국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카드사들이 단기차입금에 지불한 이자는 총 14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2억원) 감소했다.
카드사의 조달 금리는 앞으로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금리의 흐름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3년물 국채금리가 연 3.114%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물가가 안정세로 접어들었단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1회 이상 낮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들이 고금리에 장기로 돈을 빌리기엔 부담이 커져 단기로 빌리는 추세”라며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추세인만큼, 단기차입금으로 인한 이자 부담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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