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핀테크 기업을 넘어 잠재적 경쟁 대상인 인터넷 전문은행과도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각종 규제나 상품 경쟁력 측면에서 한계를 느끼면서 새 활로를 모색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광주은행과 토스뱅크는 공동대출 상품 출시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해당 상품은 지난달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됐다.
3분기 내 출시를 목표로 하는 해당 대출은 토스뱅크 앱을 통해 신청을 받은 후 두 회사가 각각 심사를 진행, 대출 한도와 금리를 공동으로 결정한다. 원리금 수납이나 상담 등 전반적인 운영은 토스뱅크에서 담당한다.
최근 신한은행도 카카오뱅크와 외환서비스 부문에서 손을 맞잡았다. 지난달 말 출시된 카카오뱅크의 신규 외환서비스 ‘달러박스’ 이용 고객은 통장 내 달러를 신한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무료로 출금할 수 있다.
앞서 신한은행은 인천국제공항 1사업권 획득에 실패, 공항 내 영업점과 환전소를 모두 철수한 바 있다. 이에 외화 ATM이나 환전 특화 점포 운영 등으로 환전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점포나 ATM을 운영하고 있지 않은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과의 제휴가 필수기 때문에 이번 협업 역시 상호 필요성이 맞아떨어졌다는 해석이다.
시중은행들은 하반기부터 본격 논의가 시작될 예정인 ‘제4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도 적극적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특례법에 따라 시중은행에 비해 규제가 느슨하다는 점이 여기 한몫하고 있다.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인터넷은행의 플랫폼과 고객층을 활용할 수 있고,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의 영업망을 이용할 수 있어 서로에게 나쁠 것도 없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이들의 ‘합종연횡’은 소비자에게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혁신금융으로 이어지거나 좋은 벤치마킹 사례가 될 수 있다”며 “특히 비이자수익원 확대를 위해서라도 시중은행이 인터넷은행과 협업을 이어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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