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은행과 보험에 비해 소외받았던 증권주에 투자심리가 쏠릴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년 간(2023년 7월5일~2024년 7월5일) 금융권 종목들의 주가 수익률(우선주 포함)을 살펴보면 증권주는 평균 10.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익률 측면에서 같은 기간 코스피(10.98%)와는 비슷하고, 코스닥(-4.90%)보다는 우위에 있다. 단, 같은 금융권인 은행, 보험 관련 종목 평균 수익률이 각각 36.1%, 48%라는 점을 감안하면 4분의 1수준에도 못미친다.
올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는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권 종목들이 주목 받았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 추진하며 시장에서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은행, 보험사, 증권사는 대표적인 밸류업 수혜업종으로 분류되며 강세를 나타냈다.
금융주는 타 업종에 비해 배당률도 높기 때문에 밸류업 프로그램의 골자인 주주환원 정책에도 적합하다. 더불어 실적호조 등 펀더멘털 측면에서의 투자매력도 부각됐다.
금융권 호황 속에서 상대적으로 증권사가 저평가 받았던 요인은 금리인상기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강했고,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적립 이슈로 실적이 악화된 증권사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증권주에 대한 투자심리 반전이 예상된다.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강해질수록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자금이 많아져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다. 금리인하기에는 채권 수요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에 증권사 실적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계절적 요인인 배당 매력도 추가적인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실적을 짓눌렀던 부동산 PF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이번 하반기에는 상대적으로 적다.
금융당국은 올 3분기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충당금 이슈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럼에도 대형사를 중심으로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은 증권사가 많아 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
지난해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대비 대손충당금 및 준비금 비중은 17% 수준이다. 대부분 브리지론에서 발생했으며 그중 고정이하 여신 비율은 25% 정도를 차지한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충당금 적립 비중은 17%에서 더 상승하겠지만 증권사 브리지론 익스포저를 6조7000억원으로 가정할 때 적립비율 3%포인트 상승은 2000억원 수준”이라며 “주요 증권사 실적에 큰 부담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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