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변화 대응 위해 ‘효율성·민첩성’ 추구…“당장 해고 없어도 임금 타격 불가피”
다국적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연말까지 각국에서 해고 및 희망퇴직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법인도 여파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큅(BMS), 다케다, 바이엘, 노바티스 등이 인력 감축을 진행 중이다. 이들 기업은 글로벌 본사는 물론, 미국과 아시아 등 주요 해외 법인에서도 조직을 축소하고 있다.
가장 큰 규모의 감축을 예고한 회사는 BMS다. 이 회사는 올해 4월 1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전체인원의 6%에 해당하는 2200명가량을 감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분기 매출은 약 119억 달러(16조4577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 인원 감축을 통해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은 약 15억 달러(2조 751억 원)로 예상된다.
바이엘 역시 1분기 실적발표에서 1500명 규모의 인력 감축을 발표했다. 관리직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며, 비용 감축을 통해 연속 실적 부진에서 탈출한단 계획이다. 바이엘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37억6500만 유로(20조 6195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다.
노바티스와 다케다도 해고와 희망퇴직 프로그램(ERP)을 가동 중이다. 노바티스는 총 680명 규모의 감축을 예고했으며, 이 가운데 440명은 스위스 본사의 개발 직군에서, 나머지 240명은 미국 법인에서 방출한다는 구상이다. 다케다 역시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본사에서 495명, 렉싱턴 캠퍼스에서 146명을 감축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기적인 인원 감축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영 상황과 시장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민첩한 조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진 탓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전문가는 “신약 연구·개발 트랜드가 워낙 빠르게 바뀌고, 전쟁이나 인플레이션 등이 기업 활동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며 “기업들은 시장 변화를 따라는 데 필요한 핵심 인력만 보유하고 싶어한다”라고 말했다.
한국 법인들도 인원 감축 여파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내 근로기준법상 짧은 기간 내 대규모 해고나 퇴직은 불가능하지만, 임금과 복리후생 저하 등의 간접적인 방식으로 영향을 받게 된단 분석이다.
한국다케다제약 노동조합 관계자는 “미국은 물론 한국 법인이 속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대대적으로 ERP가 진행되고 있다”라며 “아직 한국 법인은 잠잠하지만, 2022년부터 지금까지 3년째 임금 협상이 결렬된 상태”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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