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ISA)에서 취급하는 펀드랩 상품의 신규 가입을 중단한다. 대형 5개 증권사 중에서 일임형 ISA 판매를 중단하거나 일임형 ISA 일부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것은 미래에셋증권(2023년 12월)에 이어 삼성증권이 두 번째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달 9일 삼성증권은 고위험 적립 펀드랩과 고위험 펀드랩, 중위험 적립 펀드랩, 중위험 펀드랩 등 일임형 ISA에서 펀드와 관련한 랩상품에 대한 신규 가입과 수관업무를 중단한다. 일임형 ISA 가입자들의 추가 입금과 운용은 정상적으로 진행하지만 신규 가입자는 더 이상 유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ISA는 하나의 계좌에 주식과 펀드, 채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모아 운영하면서 절세혜택도 누릴 수 있는 만능통장으로 불린다.
ISA는 신탁형과 일임형, (투자)중개형 세 가지로 구분한다. 2016년 3월 ISA는 일임형과 신탁형 등 두 가지로 출시된 이후 2021년 3월 중개형이 추가되며 총 세 가지 형태로 판매하는 중이다.
이중 신탁형은 은행과 증권사에서 가입이 가능하며 대부분 예·적금으로 운용한다. 신탁형은 예금과 펀드 등에 투자가 가능하지만 주식이나 채권 투자는 어려워 사실상 원금 보장을 원하는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대부분 가입한다. 일임형은 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가입 가능하며 전문가가 대신 운용하는 방식으로 일임 수수료가 발생한다.
반면 중개형 ISA 위탁매매업 허가를 받은 증권사에서만 가입할 수 있으며 신탁형이나 일임형과 달리 채권과 국내 상장주식·펀드에 직접 투자할 수 있다. 중개형 ISA는 해외 개별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이를 추종하는 ETF나 펀드는 자유롭게 담을 수 있다.
2016년 출시 당시 증권사들은 일임형·신탁형에 의존해야 했지만 2021년 3월 다양한 상품을 직접 취급할 수 있는 중개형이 나오며 중개형 판매 비중을 높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4월 말 기준으로 신탁형·일임형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보다 각각 3만2933명, 3만7244명 감소해 각각 82만2644명, 13만2711명으로 줄어든 반면 중개형은 33만5283명 늘어나 429만6224명을 기록했다.
중개형 가입자 수는 신탁형보다 5.2배, 32.3배 많은 수치다. 삼성증권 경우에도 올해 7월 기준으로 ISA 전체 가입자 중 일임형 ISA 가입자는 1%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정부는 자본시장 선진화(증시 밸류업) 방안 중 하나로 ISA에 대한 세제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ISA의 납입한도를 연간 2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확대하고 비과세 한도를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확대하는 ISA 세제 지원 확대 방안을 추진하는 중이다. 각종 세제혜택으로 국내 주식·상장펀드에 대한 투자 유인을 높여 중장기적으로 기업성장을 뒷받침 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운용사들의 주요 상품이 펀드에서 상장지수펀드(ETF)로 이동하면서 일임형ISA에서는 펀드 관련 신규 수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과거 일임형ISA 펀드에 투자했던 수요가 중개형 ISA에서 투자 가능한 ETF로 수요로 옮겨가는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가입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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