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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하반기 인사 키워드는 ‘지점장’, 기업금융 공략 위해 현장 전열 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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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4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이 하반기 인사에서 예년과 다르게 영업 일선을 책임지는 지점장에 큰 폭의 변화를 줬다.

지점장은 통상 한 해의 중간에는 큰 폭의 변화가 없다. 지점은 각자 실적을 책임지는 하나의 중소기업으로도 볼 수 있어 지점장 인사도 긴 호흡 뒤에 연말에 치러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4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이 하반기 인사에서 평소와 다른 큰 폭의 변화를 준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은행권 격전지로 떠오른 기업금융 시장 공략을 앞두고 전열을 가다듬은 것으로 평가된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날 KB국민은행을 끝으로 4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의 하반기 인사가 모두 마무리됐다.

이번 4대 시중은행 인사를 종합하면 기업금융 등 영업력 확대에 힘을 실은 것으로 평가된다.

신한은행이 가장 먼저 큰 폭의 인사로 달라진 하반기 은행권 인사 풍경을 반영했다.

이번 인사에서 부서장급 30명이 신규임명됐고 59명이 이동했다. 지난해 7월 인사에서 26명이 이동했고 2022년 7월 인사에서도 신규임명 5명, 이동인사 33명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변화폭이 컸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특히 일선에서 영업을 도맡는 지점장(부서장급) 인사에 다수 변화를 주며 현장에서의 영업력 강화에 힘을 실었다.

동시에 최근 은행권 환전 전쟁의 한 축인 ‘쏠트래블’과 관련해서는 신한카드와 협업을 수월히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체크카드솔루션실’을 신설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쏠트래블과 관련해서는 전사적으로 힘을 싣고 있으며 앞서 신한투자증권과 자산관리(WM) 부문에서 협업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지점장은 일반적으로는 연 단위로 교체되지만 이번에는 승진 등으로 인사이동이 좀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도 인사 키워드로 ‘실적’을 꼽고 부진했던 하위 본부장 4명과 지점장급 21명을 직무 배제하거나 후선으로 배치했다.

은행이 인사를 실시하면서 직무 배제 지점장 숫자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실적에는 지점장 개인 역량도 중요하지만 지점 위치부터 지역 경기까지 다양한 외부적 요인이 작용하는 만큼 반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조 행장이 실적 개선을 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됐다.

우리은행은 이밖에 준법감시인 교체와 더불어 준법감시 인력도 충원하며 ‘쇄신’을 강조했다. 최근 100억 횡령 사건으로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진 영향이 있었다.

이번 인사에서 내부통제 인력인 준법감시실 부장급 인사로 7명을 더했다. 우리은행은 연말 등 향후 인사를 고려해 미리 충원한 것이지만 계속해서 인력을 늘려 나갈 계획을 세웠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내부통제와 영업 등을 강화하기 위해 쇄신 차원에서 단행했다”며 “준법감시실 인력은 연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와 큰 차이가 나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금융당국 기조에 맞춰 증원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은행권 순이익 1위를 지킨 하나은행도 대규모 인사를 통해 전열을 가다듬었다.

하나은행은 이번 인사에서 지점장 59명 등 모두 122명을 전보하고 8명을 승진시켰다. 지난해에는 지점장 21명을 포함해 66명을 이동시킨 것과 비교하면 2배 수준의 인사가 있었던 셈이다.

KB국민은행은 4대 은행 가운데 하반기 인사폭이 가장 적었다. 다만 그럼에도 지난해보다는 변화의 폭이 컸다.

KB국민은행은 전날 지역본부장 2명, 지점장 25명 등의 승진을 포함한 30명의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7월에는 지점장 승진 8명, 부점장 대우 승진 8명에 그쳤다.

은행권의 달라진 하반기 인사 풍경의 배경으로는 달라진 점포의 중요도가 꼽힌다.

시중은행은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하면서 점포를 경쟁적으로 줄였다. 점포 통폐합도 이 과정에서 다수 이뤄져 점포 하나하나는 한 지점을 떠나 ‘센터’가 돼 그 중요성도 커졌고 지점장급이 내야 할 실적 부담도 더욱 무거워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을 필두로 금융당국에서는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가계대출 조절을 압박하면서 현장에서 펼치는 기업영업의 중요성이 높아진 점도 변화된 인사 풍경의 배경으로 평가된다.

최근 가계대출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필두로 성과주의에 따른 은행의 무리한 대출 확대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6월에 5월보다 5조3415억 원이 늘며 2년11개월여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은행권에서는 이에 따라 가계대출 금리를 높여 자체적으로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이날만 해도 케이뱅크가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를 올렸고 전날에는 우리은행이, 3일에는 KB국민은행이, 1일에는 하나은행이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을 늘리는 데 부담이 있는 만큼 자연스레 영업점의 핵심 목표가 기업대출로 옮겨지고 있다”며 “그런 점들이 종합적으로 반영돼 이번 하반기 인사가 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

비즈니스포스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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