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선웅 이밝음 기자 = 최재영 목사의 청탁을 김건희 여사 측이 거절하는 내용의 녹취가 공개됐다.
9일 뉴스1이 확보한 최 목사와 조모 대통령실 행정관의 전화 녹음 파일에 따르면 최 목사는 ‘통일TV’ 방송의 송출 재개를 부탁했지만, 조 행정관은 권한이 없다며 이를 거절했다.
최 목사가 “유일한 목적은 다시 예전처럼 방송이 재개되고 그거 딱 하나”라고 하자 조 행정관은 “외람되지만 한 말씀만 드리면 제가 힘쓸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최 목사가 부사장을 지낸 통일TV는 북한 체제를 선전했다는 이유로 송출이 중단된 상황이었다.
조 행정관은 “궁금해하시면 알아봐 드리는 정도의 수준이지 제가 방송이 금지된 것을 방송될 수 있게 할 수 있는 권한은 전혀 없다”며 “제가 그걸 어떻게 바꿔드릴 수 있는 힘도 권한도 역할도 없다”고 했다.
최 목사는 대화 도중 김 여사도 언급했다. 그는 “여사님을 내가 알고 지내지만 한 번도 이것 때문에 여사님한테 의논하지도 않았다. 부담 갈까 봐”라며 “근데 최종 채널 취소 통보가 날아오니까 이건 끝나는 거라서 말씀을 드린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통일TV 송출이 취소되면) 진보 세력들이 굉장한 저항이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실이나 여사님 내외분을 괜히 힘들게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말씀을 드렸던 거다. 그래서 여사님도 많이 공감하시고”라고 했다.
조 행정관은 “정부는 그렇게 일방적으로 소통하지 않고 행정을 처리하지 않는다”며 “그냥 통일TV를 없애고 그러지 않는다. 지금 21세기다”라고 말했다.
조 행정관은 윤 대통령 취임 초기부터 김 여사를 보좌하며 김창준 전 미국 하원의원의 국립묘지 안장 민원 등과 관련해 최 목사와 직접 연락한 인물로 지목된다.
앞서 서울의소리 측은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디올 백과 화장품 등을 제공하고 통일TV 송출 재개와 김창준 전 미국 하원의원의 국립묘지 안장 등을 청탁했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달 조 행정관을 대통령실 인사로는 가장 먼저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에는 김 여사와 최 목사의 만남을 조율한 유 모 행정관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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