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현기 박소은 박기현 신윤하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9일 처음으로 열린 1차 방송토론회에선 한동훈 후보의 이른바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읽고 무시) 논란을 두고 난타전이 벌어졌다. 또한 총선 책임론을 두고 후보 간 불꽃 공방도 이뤄졌다.
나경원·윤상현·원희룡·한동훈 후보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1차 방송토론회를 가졌다.
토론회에선 한 후보를 향한 다른 후보들의 공세가 상당했다. 윤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총선 패배의 책임이) 100% 내 책임이라면 김 여사 문자에 대해 사과했어야 했다”며 “처음엔 사적인 통로로 공적인 이야기 하면 안 된다더니 이후엔 문자 내용이 다르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가 말 바꾸기를 한다는 것이다.
이에 한 후보는 “여러 가지 통로로 실제 김건희 여사가 사과할 의향이 없다고 전달받고 있던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 상황에서 사적인 연락에 응했다면 더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답했다.
나 후보도 “당사자(김건희 여사)의 이야기와 생각이 가장 중요한데 이것을 당무개입이나 국정농단에 비유하는 건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 후보는 “대통령실 자체가 사과를 안 하겠다는 입장이 너무나 명확했다. 나 후보는 사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왜 당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나”라고 받아쳤다.
4명의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김건희 여사 사과했다면 총선 결과 달라졌다?’는 질문에 대해 ‘O’, ‘X’로 답하라는 진행자의 질의에 모두 ‘O’ 팻말을 선택했다. 그러나 O를 선택한 이유를 놓고는 한 후보와 다른 후보들 간에 입장 차이가 드러났다.
한 후보는 “제가 그것을 바로 잡기 위해 (김 여사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단 말씀드린 점을 상기시켜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에 나 후보는 “김건희 여사 사과는 아마 총선 당시 현장 후보들이 모두 간절하게 원했던 ‘한 마디’가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모든 것은 타이밍 있는데 그때 사과 한 말씀이 있었으면 정말 저희가 많이 이겼을 것”이라며 한 후보를 직격했다.
윤 후보도 “충분히 김건희 여사는 사과할 의향이 있었다. 만약 사과하셨다면 그 뒤 이뤄진 이종섭·황상무 (논란 등에 대한) 사과 모드로 갔을 것이고 총선 결과는 엄청 달라졌을 것”이라고 한 후보의 책임을 부각했다.
총선 당시 활동을 두고 신경전도 상당했다. 다른 후보들의 맹공에 한 후보는 “제가 지원 유세를 다닐 때 세 분은 왜 안 하셨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공동선대위원장, 윤상현 후보는 인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또 한 후보는 “(나 후보가) 지난 토요일 원외당협 주최 (타운홀미팅)에서 본인이 8% 차이로 이길 줄 알았으면 지원 유세 좀 할 걸이라고 했다. 낙선자들이 (이를 듣고) 대단히 실망했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에 나 후보는 “정말 책임을 뒤집어씌우신다. 그건 원외위원장들을 위로하는 말씀이었다”고 반발했다. 그는 “제게 공동선대위원장 제안을 했을 때 제가 한 얘기가 뭐였나. 저는 제 지역을 지키는 것만 해도 너무 어렵고 한강 벨트를 사수하는 것 이상을 할 수 없어 분명히 할 여력이 없다고 했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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