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3나노를 비롯한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 고객사와 단가 인상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물량 공급 제한을 무기로 앞세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엔비디아와 AMD, 애플과 퀄컴 등 대형 고객사 수주가 이어지며 3나노 반도체 공급 부족 가능성이 떠오르자 TSMC의 협상력이 크게 높아진 결과로 파악된다.
대만 경제일보는 9일 증권사 모간스탠리 보고서를 인용해 TSMC가 올해 매출 전망치를 지난해보다 25% 늘어나는 수준까지 높여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상반기 실적 증가를 이끌었던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주 성과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모간스탠리는 TSMC가 고객사와 파운드리 단가 협상에 효과적인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는 점도 향후 성장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만한 요소에 해당한다고 바라봤다.
TSMC는 현재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과 파운드리 단가 인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간스탠리는 TSMC가 내년에 미세공정 반도체 공급 물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고객사들을 강력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TSMC 파운드리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지 않는 고객사는 내년에 충분한 물량을 배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3나노와 4나노 등 첨단 파운드리 공급 부족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TSMC가 가격 협상에 확실한 우위를 차지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가 삼성전자와 인텔 등 경쟁사를 제치고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면서 물량 공급 제한을 고객사와 협상에 무기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모간스탠리는 TSMC가 애플을 비롯한 모바일용 프로세서 고객사에는 큰 폭의 파운드리 가격 인상을 요구하기는 비교적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단가 인상폭은 2~5% 수준으로 전망됐다.
반면 엔비디아를 비롯한 인공지능 반도체 고객사는 4나노 미세공정 기준으로 10% 안팎의 단가 상승을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됐다.
모간스탠리는 이러한 예측을 반영해 대만 증시에 상장된 TSMC 목표주가를 기존 1080대만달러에서 1180대만달러로 높여 내놓았다.
경제일보에 따르면 모간스탠리가 올해 초 내놓은 TSMC 목표주가는 688대만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만 8차례에 걸쳐 TSMC의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JP모간과 맥쿼리증권, UBS 등 대형 증권사도 7월 들어 잇따라 TSMC 목표주가를 높여 제시했다. 맥쿼리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1280대만달러에 이른다.
9일 현재 대만 증시에서 TSMC 주가는 1055대만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를 쓰고 있다. 7월 들어 연일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김용원 기자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