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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패키지 인수를 추진하면서 생명보험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자산규모를 합치면 생보사 6위권에 안착할 수 있어서다. 앞서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보험사 인수합병(M&A)은 보험업계 순위 재편으로 이어졌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병으로 출범한 신한라이프는 4위,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이 통합해 출범한 KB라이프는 8위에 각각 올라섰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패키지 인수가 업계 재편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그룹의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최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아직 매입가에 대한 부분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사를 마무리한 이후 구체적인 인수 조건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한 후 합병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말 개별 재무제표 기준 동양생명의 자산은 32조4402억원, ABL생명의 자산은 17조4707억원으로 집계됐다. 양사의 자산을 단순히 합산한 수치는 49조9109억원으로, 단숨에 업계 6위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생보업계 자산 순위는 삼성생명(280조4704억원), 교보생명(116조799억원), 한화생명(113조6177억원), 신한라이프(57조5952억원), NH농협생명(53조8435억원) 순이다. 현재 6, 7위인 미래에셋생명(32조3330억원), KB라이프(31조7923억원)보다도 높은 순위에 오를 수 있는 셈이다.
동양생명은 특히 영업 채널에서 강점을 지닌 곳이다. 보험대리점(GA)과 방카슈랑스 등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GA 채널의 판매 비중이 보험사 순위 대비 높은 것으로 알려졌고, 금융지주 계열사가 아님에도 방카슈랑스를 통한 보장성 보험 판매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화, 저출산 등으로 생보업계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우리금융이 롯데손해보험 인수에서 방향을 틀어 동양·ABL생명을 주목하는 이유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도 지난 2014년 우리아비바생명을 매각한 이후 10년 만에 보험업에 다시 진출할 수 있게 된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가장 약했던 우리금융이 보험업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동양생명·ABL생명이 가장 좋은 매물일 것으로 보인다”며 “KB금융이나 신한금융이 가져갔던 것처럼 좋은 매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가격 메리트를 생각할 때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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