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전국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세종시가 장기화되는 집값 하락세로 외지인들로부터도 외면받고 있다. 올들어 5월까지 외지인 매입 건수가 전년 대비 30% 넘게 하락했다.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면서 ‘원정 투자’ 발길이 주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 통계를 보면 올해 1~5월 세종 아파트의 외지인 매입 거래건수는 총 59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5월 외지인 매입 거래건수 916건과 비교하면 32.3% 감소한 수치다. 전체 매매 거래 중 외지인 매입 비중도 지난달 기준 29.5%로, 작년 같은 기간(37%) 대비 7.5%포인트(p) 하락했다.
2020년 부동산 활황기와 비교하면 세종시의 위상이 급전직하한 셈이다. 당시 세종시는 연간 아파트 매매가격이 44.93% 오르며 전국 집값 상승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집값 급등에 시세차익 기대감이 커지면서 2021년 1월엔 외지인 매입 비율이 전체 매매거래의 절반을 웃도는 50.9%에 달했다.
현재 세종 아파트의 매수 수요 위축은 현지 부동산 시장 침체의 장기화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세종이 서울과 수도권에 비해 매매시장 회복세가 느리다 보니 외지인들의 관심도가 떨어진 상황”이라면서 “특히 고점 대비 저가 매물이 쌓여 있어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원정 투자에 나서는 수요가 줄어든 모습”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33주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7월 첫째주 기준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3% 떨어지며 작년 11월 이후 33주 연속 내림세다.
주요 단지들의 하락 거래도 속출하고 있다. 세종시 새롬동 새뜸1단지 ‘메이저시티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6억3000만원에 팔렸다. 2021년 2월 거래된 최고가(9억3000만원)과 비교하면 3억원이나 급락했다. 고운동 가락마을8단지 ‘고운뜰파크’ 전용 74㎡는 지난달 3억6800만원에 손바뀜됐다. 2020년 12월에 거래된 6억400만원 대비 2억3000만원 넘게 떨어진 금액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 회복세가 세종까지 퍼지려면 내년 봄까지는 기다려야 봐야 할 것”이라면서 “전셋값이 매맷값의 일정 수준까지 올라줘야 다시 매수 수요가 살아나고 외지인 매수 수요도 다시 유입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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