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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프랭클린템플턴이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다만 밸류업이 가시적 성과를 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봤다.
9일 프랭클린템플턴은 보고서를 통해 “밸류업 프로그램은 한국 시장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상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프랭클린템플턴은 3월 말 기준 운용자산(AUM) 1조 6000억 원을 기록 중이다. 한국 시장에는 30년 넘게 투자하고 있다.
먼저 한국은 반도체·소재 산업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글로벌 기업을 보유하고 있으나 다른 신흥국 시장보다 평균적으로 낮은 기업가치로 거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발생하는 요인으로는 취약한 기업 지배구조와 소액 투자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 등을 꼽았다. 정당한 경제적 지분 없이 상호출자나 가족 지배를 특징으로 하는 한국 재벌 구조가 기업 가치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프랭클린템플턴은 최근 자사주 소각에 참여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등 주주 배당이 개선되는 건 긍정적인 현상이나 아직까진 점진적인 변화로 글로벌이나 신흥 시장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봤다. 한국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는 배당소득세와 최근 논의 중인 금융투자소득세 등 조세 제도를 거론했다.
밸류업은 정치적 논쟁으로 가시적 성과를 내기까진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봤다. 세제 개편을 통해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하지만 올해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서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가 3분기 발표할 ‘코리아 밸류업 지수’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해당 지수의 편입 기준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밸류업 프로그램 자체가 강제성이 없는 만큼 앞으로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프랭클린템플턴 관계자는 “밸류업 프로그램은 성공할 잠재력이 있으나 소액 투자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기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동시에 밸류업이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 정치적 환경의 변화도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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