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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박자 2년’…‘금융 컨트롤타워 2기’, 은행권 속앓이 해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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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 내정자 / 사진=유튜브 캡쳐.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 내정자 / 사진=유튜브 캡쳐.

[딜사이트경제TV 김병주 기자] 국내 금융정책의 컨트롤타워인 금융위원회의 새로운 수장이 임명되면서 또 다른 컨트롤타워인 금융감독원과의 ‘원팀 행보’가 이뤄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년간 주요 정책 부문에서 어긋난 시그널로 시장에 혼선을 야기한 측면이 있는 만큼, 이번 인사를 전후로 일관된 정책 흐름이 이어질지 또한 관심 사안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일단 금융업계 안팎에서는 이복현 금감원장에 이어 또 한번 ‘최연소’ 타이틀이 예상되는 김병환 후보자의 ‘젊은 소통 리더십’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두 사람 모두 윤석열 정부의 복심인데다, 학교 선후배 관계로 주요 정책 사안에 비슷한 목소리를 내왔다는 점에서 업계 내 정책 충돌을 최소화해 줄 것이란 기대도 커지는 모습이다.

사진=금융위원회.
사진=금융위원회.

교체되는 ‘금융 컨트롤타워’ 수장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의 후임으로 내정된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이번 주부터 금융위 주요 부서의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내부 현안 파악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달 말경으로 예상되는 인사청문회 준비에도 착수했다. 통상적으로 인사 임명권자인 대통령은 국회의 인사청문회가 필요한 인사의 경우, 국회에 인사청문 요청안을 제청해야 한다. 통상 국회는 요청안을 받은 후 20일 이내에 심사 및 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역대 금융위원장의 경우 통상 부여받은 임기(3년)를 다 채운 사례가 거의 없었던 만큼 업계 안팎에서는 김주현 현 금융위원장의 거취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1대 금융위원장이었던 전광우 전 위원장이 임기 1년을 못 채웠고, 이후 주요 금융위원장들 또한 평균 임기 2년을 채우고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김주현 위원장 바로 직전에 금융위 수장이었던 고승범 전 위원장 또한 정권 교체기에 맞물리면서 2021년 8월 취임 후 11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성과 측면에서도 긍정과 부정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국내 금융권 리스크의 뇌관으로 언급됐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의 연착륙 로드맵을 성공적으로 그려냈고, ‘홍콩 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홍콩ELS)’의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 또한 은행권의 자율배상을 유도하는 등 위기관리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금융권 최대 리스크인 가계부채 관리 부문에서는 아쉬움도 남겼다.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에 나섰지만, 실질적인 가계대출 증가율 억제에는 사실상 실패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올해에만 시중은행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매월 5조원 가량 늘어났고, 연체율도 1%대 진입을 앞두는 등 가계부채 관리 부문에서는 성과가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무엇보다 금융업계, 특히 은행권에서는 지난 2년간 김주현-이복현 체제에서 당국 수장간 의견 충돌이 반복되면서 은행 내 주요 여수신 전략이 흔들린 점을 지적하고 있다. 관료(김주현)와 검사(이복현)라는 그간 금융당국 컨트롤타워에서 볼 수 없었던 낯선 조합에 따른 우려가 결국 두 사람 간 의견 충돌 및 정책 엇박자라는 결과물로 도출됐다는 것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딜사이트경제TV에 “통상 금융당국 수장이 교체되면 비공식적으로 은행권 수장들을 불러 모아 큰 틀에서의 정책 방향성을 공유하는 일종의 상견례 절차가 있었다”며 “다만, 이번 정부 출범 이후 이같은 일련의 절차도 없이 은행권을 향한 ‘이자 장사’ 때리기가 사실상 상견례가 되는 등 소통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사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복현 금감원장(왼쪽) / 사진=금융위
금융지주사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복현 금감원장(왼쪽) / 사진=금융위

정책 엇박자 2년에 은행권 ‘한숨’

실제 김주현-이복현 체제에서 은행권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주요 금융정책 관련 입장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짧으면 하루, 길면 일주일 사이 동일 사안에 대한 김주현 위원장과 이복현 원장의 정반대 입장이 나오면서 어느 장단에 경영 전략을 맞춰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 지속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초 공매도 관련 이슈가 불거졌을 당시, 김주현 위원장은 공매도 금지와 관련해 ‘지켜보고 있다’며 유보적 입장을 취한 반면 이복현 원장은 “공매도 감독 강화에 더해 필요시 금지도 고려할 수 있다”며 서로 엇갈린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또 지난해 상반기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당시 금융당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해 온 ‘챌린지 뱅크(특화은행)’ 도입과 관련해서도 금융위와 금감원의 입장은 엇갈렸다.

금융위는 “당장 신규플레이어의 진입이 없어도 경쟁 촉진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챌린지뱅크 도입 유보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금감원은 “굳이 SVB사태 등 특수한 사안 때문에 챌린지뱅크 도입 논의를 배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논의 지속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은행업계의 혼란을 크게 부추긴건 바로 금리와 관련된 양 기관의 엇박자 발언이었다. 가계대출 폭증을 막기 위한 대출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불과 며칠만에 서민 이자 부담 증가를 거론하며 “상생을 위한 대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을 바꾸는 모순된 루틴이 지속적으로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관성이 상실된 정책 흐름이 지속하다 보니 은행 내부에서도 정책 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라며 “바로 직전 투톱이었던 ‘고승범(금융위)-정은보(금감원)’ 체제에서 비교적 일관된 정책 흐름을 보여준 것과 비교되면서 혼란이 커졌던 것 또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일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증권회사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김민영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일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증권회사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김민영기자

‘최연소 케미’, 성과로 화답할까

일단 업계에서는 이번에 새롭게 금융위원회 수장에 임명된 김병환 후보자와 이복현 금감원장의 케미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김병환 후보자가 예상대로 취임하고, 이복현 금감원장이 예정된 임기(3년)를 모두 채울 경우, ‘김병환-이복현’ 투톱 체제는 내년 5월까지 지속된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김병환 후보자와 이복현 원장의 ‘젊은 소통 리더십’에 주목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각 기관의 역대 수장 중 ‘최연소’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이복현 원장은 1972년생으로 금감원장 취임 당시 만 51세로 역대 ‘최연소 금감원장’으로 불렸다. 김병환 후보자 또한 1971년생으로 현재 만 54세다. 1958년생인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13살 차이가 나는 역대 최연소 금융위원장이다.

여기에 두 사람이 서울대 경제학과 선후배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김병환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 90학번, 이복현 금감원장은 91학번으로 1년 선후배 사이다. 물론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기는 하지만, 77학번으로 이복현 원장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주요 정책에서도 두 사람 모두 일단 동일한 기조를 보여주고 있다. 당장 금융투자세 폐지 여부에 대해서도 김병환 후보자와 이복현 원장 모두 ‘금투세 폐지’에 힘을 싣고 있다. 공매도 이슈에 대해서도 김 후보자와 이 원장 모두 ‘공매도 금지’에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한때 공매도 금지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온 김주현 금융위원장과는 사뭇 다른 흐름이다.

무엇보다 김병환 후보자가 이미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대표적인 ‘윤심(尹心)’ 인사로 손꼽힌다는 점도 주목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딜사이트경제TV에 “윤석열 정부의 첫 대통령 경제금융비서관을 역임한 김병환 후보자 그리고 검사 후배로서 윤 대통령의 복심으로 언급돼 온 이복현 원장과의 소위 ‘尹心’케미 또한 주목해볼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데일리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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