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 피의자가 경찰 조사에서 ‘브레이크를 계속 밟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류재혁 서울 남대문경찰서장은 9일 오전 브리핑에서 “가해자는 ‘차량 이상을 느낀 순간부터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브레이크가 들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류 서장은 지난 4일 차모씨(68)가 입원해있는 병원에 방문해서 진행했던 첫 조사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차씨는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았고 급발진이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경찰 조사에서 사고가 난 시청역 인근 ‘세종대로18길이 초행길이었으며 ㎤했다’고 진술했다.
류 서장은 “가해자는 그 부근(세종대로18길) 지역에 대한 지리감이 있으나 직진, 좌회전이 금지된 사실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차씨 차량이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부터 빠져나온 후 가드레일을 충돌할 때까지 속도가 계속 올라갔는가’라는 질문에는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출구를 나와서 점차 속도가 올라가는 것은 확인되는데, 자세한 지점별 속도의 추정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 결과에 포함돼서 나올 것”이라고 했다.
류 서장은 차씨가 역주행로에 진입한 사실을 인지하고서 빠르게 빠져나가려다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언제부터 역주행을 인지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호텔 주차장을 나와 일방통행로 진입 시점에는 역주행을 인지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추가로 조사해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또 차씨가 경적(클랙슨)을 울리지 않았는지를 묻자 “추가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우리가 확보한 블랙박스 영상에서는 클랙슨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류 서장은 “(내비게이션에서) 우회전하라고 나온다”며 사고 당시 일방통행로가 아닌 다른 길로 가야 한다고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음성이 블랙박스에 녹음됐다고도 말했다. ‘세종대로18길에 진입했을 때 경로를 이탈했다는 음성이 나왔나’라는 질문에는 “안 나온다”고 답했다.
류 서장은 “피의자 근무 회사에서 피의자가 평소 몰던 버스와 제네시스 G80 차량 간 엑셀·브레이크의 유사점을 확인했다”라며 “(두 차량 페달 간) 외견 형태는 아주 유사하다”고 답했다.
차씨는 사고 충격으로 갈비뼈가 골절돼 수술 후 병원에 입원 중이다. 류 서장은 차씨의 건강 상태에 대해 “갈비뼈가 골절됐고 일부가 폐를 찔러서 피가 고여 있는 상태여서 장시간 조사를 못 받는 것”이라며 “8주 진단으로 확인돼있고, 진술 답변은 잘하는데 중간중간 통증을 호소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오는 10일 차씨를 상대로 2차 조사를 할 계획이다.
경찰은 차씨에 대해 자택·휴대전화 압수수색 영장이나 구속영장 신청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류 서장은 “수사 진행상황에 따라 필요한 경우라면 거짓말 탐지기도 테스트해볼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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